정부가 개인 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신용공여 한도 규제 탓에 원활한 주식 대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권사의 신용공여액을 책정할 때 신용대주 반영 금액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공매도 부분 재개 방침을 발표하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대주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대주는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는 제도로 개인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 이용한다. '빚투'를 위한 신용융자는 통상 주가가 하락할 때 손실 위험이 발생하는 반면, 공매도를 위한 신용대주는 주가가 상승할 때 손실 위험이 발생해 양자 간 위험이 분산되는 만큼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인 주식대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도 규제를 손본다는 취지다.
현재 신용융자와 신용대주를 포함한 신용공여 규모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신용대주의 한도를 신용공여와 분리해 산정하지 않는 이상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리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신용대주 금액을 실제보다 적게 인식한다고 하더라도 신용대주가 늘면 신용융자 한도도 깎이는 만큼 증권사들이 개인들에게 주식을 빌려줄 유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식 투자 열풍에 빚투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 여력이 이미 소진된 점도 신용대주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가 이미 꽉 찬 상태여서 신용융자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풀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라며 "어느 증권사가 융자 한도를 깎이면서까지 신용대주에 나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신용융자는 고객도 원하고 증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 나는 서비스인데 대주는 증권사에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개인 대주를 늘리려면 제도가 잘 작동할 수 있게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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