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이 찻잔속 태풍에 그치는 모양새다. 스포티파이가 특별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국내 음원업체들은 스포티파이의 강점인 '큐레이션(개인 맞춤형 음웜 추천 서비스)'에 맞서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역공에 나서고 있다. 'K팝' 부재, 요금제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첫날인 지난 2일 9만명대에 달했던 일간 사용자수(DAU)가 현재 4만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가 작년 9월 말 기준 이용자 3억2000만명에 유료 가입자 1억4400만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업체라는 점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을 올린 셈이다.
업계에선 스포티파이의 초반 고전에 대해 음원 확보 실패를 꼽고 있다. 실제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인 카카오M이 유통하는 음원은 스포티파이 국내 서비스에선 지원되지 않는다. 지난 1일 스포티파이와 카카오M의 해외 라이런스 계약 마저 계약기간 만료로 중단되면서 해외 팬들 역시 마찬가지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해외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을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계약이 되기 전까지는 뽀쪽한 방법이 없다. 카카오M은 지난해 가온차트 연간 400위권 음원 가운데 37.5%의 유통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 음원 시장에서 절대 강자다.
양사는 계약 무산에 대해 "해외와 국내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는 스포티파이 정책에 따라 해외 계약이 만료된 것이고 논의는 지속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카카오M의 견제라는 풀이다. 외국기업에 안방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국내 동영상 서비스인 OTT시장의 경우 외산인 넷플릭스가 독주하는 상황이다. 음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상이든 음악이든 콘텐츠 확보가 사업 성패를 가른다는 점에서 카카오M이 해외 경쟁기업에 쉽게 문을 열어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M의 입지가 절대적인 만큼 계약 조건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풀이도 있다.
스포티파이의 소비자 유인정책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스포티파이 요금제는 혼자 쓰는 '프리미엄 개인(월 1만1990원)'과 두 명이 쓸 수 있는 '프리미엄 듀오(월 1만7985원)'가 있다. 8000원대의 멜론 등 국내 업체들에 비해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입하면 3개월 동안 무료로 들는 서비스가 있지만 해외처럼 중간에 광고가 나오는 대신 무료로 음악을 듣는 기능도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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