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LG그룹 미래먹거리 전략에 변수 잇따라

모바일 존폐위기에 수조원 들인 배터리사업도 악재에 '흔들'
2021-03-23 13:53:56

미래 신사업으로 주목받아온 LG그룹이 주춤거리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광받았던 배터리사업은 차량 화재사고로 품질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되고 완성차업계의 배터리 자체제작으로 입지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초콜릿폰'으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모바일 사업은 스마트폰 변화에 실패하면서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오랜시간 그룹 미래먹거리를 육성해왔던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경영능력 검증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베트남 빈그룹과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지난 1월 이후 모바일 사업의 축소와 매각, 유지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에따라 업계에선 모바일 사업 철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피처폰’의 절대 강자였던 LG전자 모바일이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결국 존폐기로에까지 몰린 것은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 시장의 주된 평가다. 4년전 LG그룹 경영 사령탑에 오른 구광모 회장도 사업 구조조정 외에 모바일을 구할 수 있는 특별한 묘수를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간판산업으로 급부상한 배터리 사업도 품질 논란이 불거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토부는 코나 등 전기차 화재사고에 대해 배터리 셀 불량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리콜이 결정된 바 있다. LG화학은 리콜에 따른 충당금 반영 여파로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앞다퉈 전기차 '배터리 독립'을 선언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증가하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갖추기 위해 2030년까지 유럽에 6곳의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경우 이미 지난해 독일 배터리업체 ATW오토모티브를 인수하며 자체 배터리 생산에 돌입했다. 미국 GM이나 일본 토요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LG 입장에선 중장기적인 판로에 문제가 생기게 된 셈이다. 변화가 빨라질 경우 그동안 투입한 수 조원대의 투자금 회수에도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최근 완성차의 '배터리 독립'선언에 LG화학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LG그룹은 현재 로봇, AI, 전장 등 배터리 외에도 다양한 미래먹거리를 육성중이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모바일이 사라지고 배터리 마저 흔들릴 경우 타격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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