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국타이어 조현식?현범 형제 주총서 '1승1패'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서는 차남, 한국앤컴퍼니는 장남 측 사외이사 선임
이수룡 기자 2021-03-30 15:19:02

30일 열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 한국타이어 조현식?현범 형제가 각각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이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으로 쏠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양측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30일 열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 한국타이어 조현식?현범
형제가 각각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사진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 현장.

먼저 오전에 열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에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 한국 인사 총괄이 선임됐다. 이 총괄은 조현범 사장이 추천한 인물이다. 반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추천한 이혜웅 비알비 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했다. 동생이 먼저 승기를 잡은 셈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8.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조 부회장의 감사위원 선임안에 찬성하고 조 사장의 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했지만 소액주주들이 대거 조 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적용되면서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조 사장을 포함해 이수일 대표, 박종호 사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과 표현명 케이티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 선임도 가결됐다.

하지만 승부는 이내 원점으로 돌아갔다. 오후에 열린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조 부회장의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에따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등이 추천한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선임되지 못했다. 앞서 조 부회장은 이 교수 선임이 마무리되면 대표이사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조 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지분 23.59%를 인수해 한국앤컴퍼니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본격화했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조현범 사장이 4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조현식 부회장 19.32%, 차녀 조희원씨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0.83%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국앤컴퍼니 30.67%, 조양래 회장 5.67%, 조희경 이사장 2.72%, 조현범 사장 2.07%, 조희원씨 0.71%, 조현식 부회장 0.65% 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양사의 주총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전초전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둘다 절반의 승리에 그치면서 경영권 분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으로 양측간 입장이 명확하게 확인된 만큼 앞으로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