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7000만원대로 뛰어오르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금융권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앱이 모바일 앱 순위 상위권에 오르고 거래소와 제휴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이 급증하는 등 암호화폐 투자 열풍의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8조7200억원이었던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이 최근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6월말 기준 케이뱅크 수신잔액 1조8500억원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금액으로 작년 말 기준 제주은행의 총수신(약 5조400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자금 고갈로 한때 영업이 중단되기도 했던 케이뱅크의 입지가 불과 9개월만에 달라진 셈이다.
이같은 급격한 변화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말 업비트와 제휴해 '원화 입금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에 따라 업비트에서 거래를 위한 실명계좌를 트려면 케이뱅크를 찾아야 한다.
이후 비트코인이 상승하고 투자 열풍이 불면서 업비트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 은행의 고객이 되는 가장 첫 단계가 입출금통장 개설인 만큼 입출금을 비롯한 예금, 적금 등 수신의 성장은 해당 은행의 이용고객 증가와 직결된다.
하루만 맡겨도 연 0.5%의 이자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작년 8월 출시한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도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의 경우 출시 6개월 만인 지난달 중순 누적 취급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 앱 시장도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업비트는 앱 양대산맥인 구글플레이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인기 앱 1위에 올랐다. 업비트 이용자는 올 1월 119만명대에서 지난달 320만명을 급증했다. 그만큼 앱 설치도 늘어난 것이다. 그 덕분에 같은기간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앱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암호화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한때 폰지사기로 규정한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금융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해외에서 올해 비트코인이 3~4억을 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투자 열기는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수 있고, 그에 따른 업체별 희비도 더욱 극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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