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 수수료 폭리 논란에 휩싸였다. 상장을 추진중인 올리브영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너무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수수료가 올라 갈 수록 납품 중소기업들은 허리띠를 더욱 세게 졸라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선호 부장 등 오너일가는 톡톡히 수혜를 봤다. 매년 국감에서 대형유통업체들의 수수료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국회가 올해는 CJ올리브영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야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판매가 기준 수수료는 최대 45%에 달한다. 여기에 물류비, 진열비 등을 더하면 그 규모는 50%가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상 가능한 유통 마진에 비용이 추가된 형태로 보인다. 이는 30~35%로 알려진 백화점 입점 수수료 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높은 수수료는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리브영 매출은 2015년 7600억원대에서 지난해 1조8000원대로 불어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시장이 타격을 받고 건강·미용(H&B)업계 경쟁사 매장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올리브영 매장은 오히려 13개가 늘어났다. 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한다.
기업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올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선 지분 24%가 약 4000억원에 팔렸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전체 지분 가치를 평가하면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덕분에 오너 3세들도 두둑한 종잣돈을 마련했다. 장남 이 부장은 프리IPO 지분매각으로 1018억원(구주 60만650주)를, 그의 누나인 이경후 부사장은 23만930주를 매각해 392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수익도 챙겼다. 올리브영은 2019년도 배당금으로 주당 570원, 총 57억원을 책정했다. 이중 이 부장(당시 17.97%)과 이 부사장(6.91%)이 챙긴 금액은 14억원대로 평가된다.
이들이 확보한 자금은 향후 증여세 납부나 지주사 지분 매수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기업분할과 합병을 통해 이들의 지주사 CJ 지분이 늘어난 상황에서 지분 추가 확대의 재원이 마련된 셈이다. CJ그룹이 잘키운 비상장사 하나가 CJ일가의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들이 누린 수혜에 '최대 45% 수수료'로 대변되는 중소기업들의 눈물이 깔려있다는 데 있다.
갑질도 끊이질 않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근무 등 각종 갑질 혐의로 1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최근에도 재고 반품을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과징금 처분으로는 CJ그룹의 갑질을 막기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수수료 관련 질문에 대해 올리브영 측은 "업체별 계약서에 대한 내용으로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이 부장은 2019년 마약 흡입과 밀반입 혐의로 구속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가 최근 슬그머니 업무에 복귀했다. 자숙기간은 1년4개월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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