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코로나 사태와 경제위기속에서도 사상 첫 매출 60조원 시대를 열었다.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핵심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신사업이 약진했다. 2018년 지주회사 전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위기에 더욱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있다. 오너경영 체제 전환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경영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말끔히 지워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HD현대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조8497억원, 3조3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6%, 226.7% 급증했다. 조선 부문 정상화에 정유 및 건설기계 부문 수익성 개선이 더해진 결과다.
구체적으로 한국조선해양(11.7%↑), 현대중공업(8.8%↑), 현대미포조선(28.7%↑) 3사의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에너지부문과 건설기계 부문에서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68.0%나 급증했으며, 현대일렉트릭은 매출 2조1045억원, 영업이익 1330억원을 올리면서 출범 이후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현대로보틱스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신사업에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HD현대의 호실적에는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노력이 깔려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이후 기존 사업은 물론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 등 미래 신사업을 주도해왔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판교시대’를 열기도 했다.
정 사장은 차기 총수로서의 입지도 강화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GRC에서 열린 50주년 기념식에서 직접 핵심사업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선 국내 주요그룹 차기 총수중 유일하게 직접 참가해 기업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CES 2023’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정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며 “HD현대는 퓨처 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D현대의 미래 해양 비전으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했다. 이는 지구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글로벌 네트워크의 중심인 바다를 대하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 방식이다.
정 사장이 호실적으로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면서 이제 부친 부친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을 물려받기 위한 증여세 문제만 잘 해결하면 승계 마무리까지 난관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정 사장이 보유한 HD현대 지분은 5.26%, 정 이사장의 지분은 26.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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