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패싱’ 논란이 거세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대통령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서 번번이 빠진 것을 두고 이른바 ‘흔들기’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그가 심각한 모럴헤저드로 '패싱'을 자초했다는 반론이 강하다. 현재 최 회장은 ‘100억원대 자사주 파티’로 비판받고 있으며, 직원들은 "포스코가 최정우 개인회사냐"며 깊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최 회장이 혼자 챙긴 자사주만 무려 7억원대에 달한다. 그가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면서 '외풍'이라고 항변할 수 있는 기회 마저 스스로 걷어찼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에는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19개사, 중견기업 21개사, 중소기업 64개사와 함께 14개 경제단체 및 협회, 공기업 4개사로 구성됐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주요 그룹 총수도 대거 참가한다. 4대그룹과 6대 경제단체의 수장이 함께하기는 2003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는 미국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이번 방미 주제가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반도체·항공우주·방위산업·에너지·바이오 등 첨단산업이라는 데 있다.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사업 협력 등 미래산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창출의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 회장의 이름은 없다. 경제사절단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점을 들지 않더라도 재계에서 포스코 위상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포스코는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풍’을 그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나온다.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주인없는 기업, 즉 소유가 분산된 기업의 지배구조 방식을 문제 삼은 뒤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 포스코와 최정우 회장에 대한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바뀌는 포스코의 ‘흑역사’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다.
하지만 최 회장에게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많다. 그와 측근들은 최근 스톡그랜트 제도를 활용한 ‘자사주 파티’로 기본 억단위의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다. 최근 같은 제도로 주식을 지급한 SK그룹의 1인 최대 지급 금액은 7000만원대에 불과하다. 최 회장이 수령한 자사주 평가금액 대비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태풍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최 회장이 외친 비상경영에 허리띠를 졸라맷던 직원들은 이같은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태풍 대비기간에 골프장과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익명의 포스코의 한 직원은 “이번 정부가 들어설 때만해도 최 회장이 전임 회장들과 다를 것이라는 직원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번에 자사주 사건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면서 사퇴하라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 회장은 포스코가 자기 개인 회사냐"며 "오죽했으면 원로들까지 나서 퇴진을 요구하고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주인이 없는 기업들은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의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이번 '자사주 파티'로 적어도 최 회장 만큼은 당시 윤 대통령이 언급한 조건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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