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녹지해제 기업들 배만 불렸다"

송하진 의원 “용지난 핑계, 규제 풀어 땅값 10배 폭등” 질타
‘일사천리’ 녹지 해제 이후 대체 녹지 조성은 나 몰라
장봉현 기자 2023-07-04 16:31:39
여수시가 8년 전 공장용지 확보를 위해 추진한 여수국가산단 녹지 해제가 기업들 배만 불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4년 녹지해제를 추진했던 주요 기업들이 입지한 여수산단. 사진=여수시의회 제공 

전남 여수시가 8년 전 공장용지 확보를 위해 추진한 여수국가산단 녹지 해제가 기업들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다.

4일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송하진 의원은 제229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여수산단 입주기업들이 용지난을 이유로 녹지 해제를 받은 용지에 대한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공장용지 확보를 위해 지난 2014년 추진한 여수산단 내 녹지 해제 면적은 모두 66만1630㎡에 이른다. 기업별로는 롯데케미칼 16만4692㎡, 여천NCC 13만7481㎡, GS칼텍스 13만2683㎡, DL케미칼(구 대림산업) 12만3667㎡, KPX LS 5만7509㎡, 한화솔루션 5만2951㎡  등이다. 녹지해제 된 이들 6개사의 토지는 여수국가산단 전체 면적의 2.2%에 해당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여수시는 지난 2016년 ‘녹지 해제 후 지가가 4.5배 이상 증가한다’라는 감정평가를 바탕으로, 당시 산정된 6개사 녹지 지가 차액 1015억 원 가운데 절반을 환수키로 했다. 하지만 현재 6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녹지 해제 공장용지 공시지가는 당시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하진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부지의 경우 2014년 2만원에서 올해 21만2300원, KPX는 1만7800원에서 20만3800원으로 11배 넘게 폭등했다. 여천NCC 부지도 2만3800원에서 19만5800원으로 8배가 튀었다.

문제는 이렇게 녹지해제 된 일부 회사는 아예 공장 조성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송 의원은 “9년 전 녹지 해제에 따른 지가 차액은 1015억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많게는 11배 가까이 지가 차액이 발생했다”면서 “기업들의 막대한 개발차익에 비해 당시 여수시가 쥔 돈은 고작 250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몇 기업들은 녹지 해제를 받고도 아무런 개발행위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데 이는 ‘땅값을 불리기 위한 꼼수’다”고 지적했다.

여수시가 환수금을 제대로 거둬들이지 못해 대체 녹지 조성을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가 상승분 1100억원의 절반인 505억원을 산단 내 해당 기업들로부터 개발이익 환수금으로 거둬들여야 하지만 88억원은 아직까지도 집행되지 않고 있다.

여수시는 개발이익 환수금 일부를 대체 녹지 조성에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거둬들이지 못하면서 대체 녹지 예정지인 삼동지구와 상암지구 일대 원형지 25만 5400㎡ 면적에 대해 아직 보상을 못하고 있다는 게 송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녹지 해제를 통한 투자유치와 인구 증대를 외친 여수시 일자리 및 청년 정책의 비전은 공염불에 불과했다”면서 “녹지 해제가 기업 재산만 축적하는 도구로 악용돼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부동산 투기 및 난개발을 부추기는 산단 녹지 해제에 따른 기업과 여수시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녹지 보상 등 환수금 집행을 서두르고 기업들의 공장용지 개발을 재촉할 수 있는 법, 제도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충질의에 나선 문갑태 의원도 “개발을 하지 않은 부지는 원상태로 복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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