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대체녹지 부지 토양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인 가운데 여전히 오염된 침출수가 줄줄 흐르고 있어 수질을 크게 오염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오후 주삼동 여수국가산단 대체녹지 조성지를 가보니 파란 천막으로 덮은 산사태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래에 있는 배수로에는 적갈색 침출수가 흐르고 있다. 이 침출수는 배수로를 타고 인근 개울로 흘러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근 배수로에는 오래전부터 침출수가 흘렀다는 것을 보여주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심지어 곳곳에는 침출수가 굳어 만들어진 스케일까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이 침출수는 1급 발암물질인 비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어 2차 오염우려를 낳고 있다.
여수시가 이곳의 오염물질 유출을 확인한 것은 지난 7월 10일이다. 집중호우가 내리던 날 농경지에 붉은 물이 유입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하면서다.
시는 주삼동 중방천 상류에서 적갈색 물이 흐르는 것을 확인하고 현장 조사를 통해 대체녹지 조성지에서 유출된 것을 파악했다.
이후 토양오염 조사를 실시해 4m 깊이의 심토층에서 비소가 리터당 최대 108.99㎎, 불소는 최대 1105㎎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공원부지의 법적 기준치인 비소 25㎎/L, 불소 400㎎/L 이하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비소는 비교적 높은 원자량과 독성으로 인해 중금속으로 분류된다. 급성 및 만성 노출은 모두 피부, 폐, 심혈관계 및 신경계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수시는 발암물질이 포함된 침출수가 흐르는 것을 확인한 직후 6.5t 가량의 침출수를 처리한데 이어 유출 방지용 저류조도 설치했다.
그러나 여전히 침출수가 흐르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미 하천과 농경지에 스며들고 소류지까지 오염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삼동 한 주민은 “대체녹지 조성 초기부터 산단에서 오염된 흙을 이곳에 매립하면 되겠냐고 문제 제기를 했었다”며 “침출수를 즉시 차단하고 대책마련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대체녹지 조성지 토양은 여수산단 내 입주기업인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DL케미칼(구 대림산업), 한화솔루션, 그린생명과학(구 KPX) 6개 회사가 녹지해제 된 공장 증설 부지에서 성토한 흙이다.
이들 기업들은 화치동, 월하동, 주삼동, 평여동 등 6곳의 녹지해제 임야에서 28만8000여㎥의 토사를 이곳에 반입해 조성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임시방편으로 침출수 처리를 했지만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면서 “침출수 유출 방지 조치와 함께 산단 대체녹지를 조성한 시행사로부터 토양정밀조사 의견을 받은 만큼 법률자문 등을 통해 강력 대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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