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노사 최종 담판…합의점 마련 실패시 파업 예고
최정우 등 경영진 '자사주 파티' 모럴헤저드 갈등 키워
김두윤 기자2023-10-30 15:54:17
포스코가 창사이래 첫 파업위기에 놓였다.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측은 과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비상경영’을 주문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측근들의 ‘100억원대 자사주 파티’가 비판대에 오르면서 노조 설득에 애를 먹고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의 연봉은 지난해 전년대비 58% 급증했다. 반면 최근 5년간 직원 임상률은 평균 2.1%다. 이 때문에 그동안 포스코 직원들은 "왜 우리에게만 고통분담을 강요하느냐"며 반발해왔다.
30일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6시부터 29일 오후 8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방식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인원 1만1145명중 8067명(75.07%)이 찬성했다. 반대는 2389명, 기권은 389명이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4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등을 요구했으며, 회사 측은 기본금 16만2000원 인상, 주식 400만원 지급, 유연근무제 활용 격주 주 4일제 등을 제시했다.
사측은 현재 실적 상황과 1.6조원대의 추가 비용 발생 등을 이유로 들어 수용이 힘들다는 입장이지만 노조측은 사측의 기본임금 16만2000원 인상은 호봉 상승에 따른 자연 상승분 7만원이 포함돼 실질적으로 9만2000원 인상에 불과하고 격주 주 4일제 역시 주 40시간 근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노조는 최 회장 등 경영진의 두둑한 성과급 잔치에 강한 반감을 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까지 합의에 실패할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파업시 자동차, 조선 등 철강과 연관된 산업계 전반에 걸친 영향이 우려된다.
창사 이래 첫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최 회장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회사차 사적사용' 등 각종 경영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경영리스크까지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그와 측근들의 '자사주, 성과급 파티'가 직원 분노를 촉발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그는 태풍이 오는 와중에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을 데리고 캐나다까지 나가 골프를 치면서 ‘골프 접대’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만약 사측이 임금 인상률을 원하는대로 낮추게 될 경우 최 회장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사 협상에서 인건비 증가분이 대폭 줄어들 경우 그만큼 실적과 수익성 보전 효과로 이어지면서 최 회장의 경영평가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코 내무 민심은 싸늘하다. 포스코 사내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서 한 노조원은 ‘포스코 임원진들 정신차리길’이라는 글을 올려 “줄서기 잘해 임원이 되어 경영이 아니라 발경영을 하니 회사가 이 모양, 지금 포스코 현장은 수십년간 잘못된경영으로 쌓인 한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사측을 향해 “진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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