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이 이달중에 하겠다 예고했던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한 군민 여론조사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미 올해 두차례 연기한 것을 또다시 미룬 것으로,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의 2조 원대 함평 투자 계획 등 회유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함평군은 5일 "12월 내 실시하기로 했던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 예비 이전 후보지 유치의향서 제출을 위한 군민 여론조사를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과 8월에 이어 세번째 연기다.
함평군은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와 협의를 강조하며 여론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등 보폭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함평군의 이같은 입장은 김영록 전남지사가 함평 군공항 이전에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함평군이 올해초 군공항 유치 의향을 드러낸 이후 그동안 수면 아래 뒀던 '무안공항으로의 군공항·민간공항 동시 이전'을 표면화했다.
그러면서 함평군에 1조 8천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당근책'을 제시했다.
지난달 21일 함평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 "함평으로 군공항만 오는 것은 실익이 없다"며 "광주시가 전략적으로 함평군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노골화했다.
전남도의 지원 없이는 군 재정을 운영하기 힘든 함평군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김영록 지사의 '주문'인 셈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군공항 이전사업에서 발을 빼기도 난처한 상황이다.
광주 군공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 바로 인접한 함평에도 영향을 주는 건 마찬가지여서 이전 논의에서 빠지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전남도가 함평군을 제외한 전남도와 광주시, 무안군 등 3자 회동만 원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여론조사 자체가 지역내 갈등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3자 회동에 무안군이 난색을 표하면서 김영록 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만 조만간 독대할 예정이어서 함평군은 독대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군민 여론조사를 전남도와 협의하기로 한 만큼 올해 안에 여론조사를 하기는 어려워 잠정 연기했다"며 "그렇다고 여론조사를 철회한 것은 아니고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