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전남 여수국가산단에서 발생한 유해가스 누출과 관련해 세아M&S가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의혹이 제기된다. 소방이나 관계 당국에 사고 즉시 신고를 하지 않아 초동 대응이 늦어지면서 주민 상황전파도 한 참 지난 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여수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2시 40분께 여수국가산단 내 세아M&S에서 유해화학물질인 이산화황 가스가 누출됐다. 독성이 강한 이산화황에 노출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수소방서에 사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6시 1분이다. 이때까지도 여수시와 소방당국은 전혀 모르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소방당국은 이날 업체 측이 아닌 행인이 신고를 해 출동시켰으나 현장 확인이 안 돼 오인신고라고 판단해 주변 수색에 나섰다. 이후 화학물질 누출 의심 사고로 확인돼 6시 26분 다시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여수화학재난합동센터와 여수시재난안전상황실도 이날 오전 6시 5분께 소방서로부터 전달을 받고서야 상황을 인지했다.
여수시와 관계 당국은 상황을 전달받고 6시 44분께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통제를 실시했다. 현장으로부터 600m 인근에 있는 사업장 13개소 업체 노동자와 주민 등 1850명에 대해서도 대피를 시켰다.
문제는 인근 마을 주민들이 사고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건 가스가 누출된 지 한 참 지난 오전 7시 14분께다. 여수시가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으니 인근 주민들은 접근 및 활동을 자제해달라’는 긴급 재난 문자를 통해서 주민들은 사고 내용을 알게 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세아M&S 인근에는 직선 거리로 2.5~ 3km 이내에 여수 도성마을, 소라면 대포마을, 주삼동, 해산마을, 고막마을 등이 있다.
사고 발생 사실이 주민들에게 제때 전파되지 않은 이유는 초동 조치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아M&S는 화학물질 관리법에서 정하는 사고 발생 즉시 관할 지방자치단체, 경찰서, 소방서 등에 신고 해야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상황전파가 늦어져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사고 현장 인근 사업장 노동자들이 조기 퇴근 또는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창문을 닫은채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반면 세아M&S 측은 소방당국에 사고 신고를 했다는 입장이다.
세아M&S 관계자는 “저희 회사에서 직접 새벽 4시 1분에 소방 당국에 신고를 했다”며 “관계 당국의 보고서에는 신고 시간이 4시 1분으로 기재돼 있는데 사건 조사 이후 같이 작성한 것으로, 저희 회사는 4시 1분 신고한 것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아 측의 주장에 여수시와 관계 기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상황보고서를 작성하는데 1보와 2보에는 세아 측의 주장대로 새벽 4시 1분으로 기재돼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확인 결과 오전 6시 1분에 최초 신고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당시 사고는 사업장 내 배관교체 작업을 하던 중 가스가 역류해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사고 발생 8시 30여분이 지난 후 가스 배관 시설 복구를 완료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