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의 커피노트> "노르딕 로스팅 어렵지 않아요"

② 가정용 로스터 '팻보이(Phat Boy)' 사용 리뷰
생두 특성에 맞게 불·시간 조절에 따라 향미 달라져
라이트 로스팅 산뜻하고 경쾌한 커피 즐길 수 있어
신진호 기자 2024-07-29 08:09:16
팻보이를 주방 후두 밑에 놓고 로스팅을 진행하면 냄새와 연기가 대폭 줄어든다. 

커피 생두를 볶는 로스팅은 온도와 시간의 함수(Function)다. 로스터가 품종과 밀도, 함수율, 가공방법 등 생두의 특성에 맞게 얼마나 불 조절을 잘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노르딕(Nordic) 로스팅처럼 짧은 시간에 내·외부를 균일하게 라이트(Light) 로스팅을 하면 산미(Acidity)가 잘 표현되면서 산뜻하고 경쾌한 커피를 즐길 수 있고, 반대로 길게 로스팅을 하면 신맛과 단맛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쓴맛이 강하게 올라온다. 
팻보이의 장점은 나만의 로스팅이 가능해 커피의 다양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DARK] 버튼을 눌러 1차 팝핑(Popping) 후 [MED]로 전환하거나 [MED]에서 시작해 다시 [MED]로 바꿀 수도 있다. [DARK]와 [MED]의 열풍 차이로 커피 향미가 미묘하게 바뀐다. 

팻보이(Phat Boy) 노르딕 로스팅(Nordic Roasting) [DARK]→[MED] 모드.

팻보이로 디자인을 달리해 4차례 노르딕 로스팅을 진행했다. 사용한 콩은 에티오피아 우라가(Uraga) 내추럴(Natural)과 케냐 기차싸이니(Gichathaini) 워시드(Washed)로 배치(Batch) 사이즈는 80g으로 동일했다.  

에티오피아 우라가 [DARK]→[MED] 로스팅

첫 번째 디자인은 에티오피아 우라가를 [DARK] 모드로 시작해 1차 팝핑후 [MED] 모드로 마치는 로스팅이다.

생두를 팻보이에 넣고 [DARK] 모드를 누르자 회전운동을 하면서 1분 후에 풀 냄새가 났다. 3분이 지난 뒤 열풍이 한 단계 낮아졌고, 4분이 되자 색깔이 시나몬(Cinnamon)으로 변했다.   

에티오피아 우라가 생두 80g을 [DARK]→[MED]로 로스팅 후 원두 67.7g이 배출됐다. 바디는 미디엄+, 향미는 코코아와 메이플(Maple) 시럽.

7분49초에 처음으로 '탁'하고 팝핑됐고, 7분57초에 '탁탁탁'하고 팝핑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9분에 [MED] 버튼을 누르자 팝핑이 멈추면서 콩이 회전운동과 상하운동을 했다. 10분30초에 쿨링(Cooling)에 들어갔고, 팻보이는 12분40초에 동작을 멈췄다. 로스팅 후 원두는 67.7g.

에티오피아 우라가 [MED]→[MED] 로스팅

곧바로 두 번째 디자인인 [MED]→ [MED] 로스팅에 들어갔다. 8분에 '탁'하는 소리가 들렸고 가장 왕성하게 팝핑이 일어난 시간은 10분으로, 첫 번째 로스팅과 2분차가 났다. 10분40초에 [MED]를 누르자 팻보이가 동작을 멈췄다. 다시 [MED] 버튼을 누르자 콩은 팝핑이 멈추면서 회전운동과 상하운동을 했다. 12분에 쿨링 버튼을 누르자 15분에 멈췄다. 로스팅 후 원두는 67.8g.

콩 내부에서 가스가 빠져나가길 이틀 기다린 뒤 테이스팅을 진행했다. [DARK]→[MED] 모드와 [MED]→[MED] 모드의 차이점은 향미였다. 핸드밀로 원두를 분쇄하자 아로마에서부터 차이가 났다. [MED]→[MED] 모드 원두에서는 우라가 내추럴 특유의 꽃과 과일향이 올라왔지만 [DARK]→[MED] 모드 원두에서는 약했다. 

에티오피아 우라가 생두 80g을 [MED]→[MED] 방식으로 로스팅을 하자 원두 67.8g이 배출됐다. 바디는 미디엄, 향미는 코코아와 자두.

바디에서도 [DARK]→[MED]는 미디엄(Medium)+, [MED]→[MED]는 미디엄으로 평가됐고, 향미에서는 [DARK]→[MED] 모드는 코코아와 메이플(Maple) 시럽이 연상됐고, [MED]→[MED]는 산미와 함께 코코아, 자두 맛이 느껴졌다.

케냐 기차싸이니 [DARK]→[MED], [MED]→[MED] 로스팅

콩을 바꾸어 진행된 세 번째 [DARK]→[MED] 모드와 네 번째 [MED]→[MED] 로스팅 모두에서 우라가보다 로스팅 시간이 1분정도 짧았다. [DARK]→[MED] 모드에서 가장 왕성하게 팝핑이 일어난 시간은 8분, 로스팅 시간은 11분25초였고, [MED]→[MED]에서 팝핑 절정은 8분40초, 로스팅 시간은 14분이었다. 이같은 로스팅 시간차는 기차싸이니의 밀도가 우라가보다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스팅 후 원두는 [DARK]→[MED]의 경우 68.5g, [MED]→[MED] 69.3g을 각각 얻었다.

케냐 기차싸이니 [DARK]→[MED] 모드. 생두 80g 로스팅 후 68.5g의 원두를 얻었고, 향미는 너티(Nutty)와 다크 초콜릿. 바디는 미디엄+.

케냐 기차싸이니 [MED]→[MED] 모드. 생두 80g 로스팅 후 69.3g의 원두를 얻었고, 향미는 자몽과 복숭아 주스. 바디는 미디엄.

로스팅 이틀 후 진행된 테이스팅에서 기차싸이니도 우라가처럼 산미에서 차이가 났다. [DARK]→[MED] 향미는 산미가 부족했지만 곡류를 볶을 때의 고소함(Nutty)과 다크 초콜릿의 중후함이 묻어나면서 바디가 미디엄+로 평가됐다. [MED]→[MED]의 향미는 자몽과 같은 산미가 올라오면서 복숭아 주스를 마시는 듯 한 생동감이 느껴졌다.


배치(Batch) 사이즈 80g 기준 4번 로스팅 후 '채프 수집 바스켓(Chaff collection basket)'에 모인 채프. 

로스팅 과장에서 벗겨진 채프가 '채프 수집 바스켓(Chaff collection basket)'에 모이는데, 로스팅 끝날때마다 비울 필요없이 배치(Batch) 사이즈 80g 기준 4번 로스팅 후 비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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