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의 커피노트> 파카마라, 엘살바도르의 자부심

내추럴, 워시드, 허니 등 가공법에 따라 향미 달라
버번, 게샤보다 낮은 온도에서 로스팅해야 맛 좋아
신진호 기자 2024-11-04 18:24:54

로베르또 휘게로아(Roberto A. Figueroa Martínez) 주한 엘살바도르 대사관 경제담당 참사관(앞 오른쪽)이 4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에서 열린 ‘파카마라 로스팅 워크숍’에서 파카마라와 엘살바도르 커피 산업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파카마라(Pacamara)는 엘살바도르의 자부심이다. 묵직한 바디감과 향미가 좋아 중남미 커피 대회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품종이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맛볼 기회가 적은 탓이다. 

주한 엘살바도르 대사관이 파카마라를 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4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에서 ‘파카마라 로스팅 워크숍’이 열렸다. 파카마라의 최상의 맛을 내는 주요 기술과 요인을 탐구하는 이번 워크숍은 주한 엘살바도르 대사관과 노원구청, 엘살바도르커피연구소(Instituto Salvadoreño del Café, ISC), 커피비평가협회(CCA)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파올라 살라자르(Paola Salazar) 엘살바도르커피연구소(Instituto Salvadoreño del Café) 홍보·마케팅 매니저가 엘살바도르 커피 품종과 산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먼저 파올라 살라자르(Paola Salazar) ISC 홍보·마케팅 매니저가 엘살바도르 커피 품종과 산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엘살바도르 컵 오브 엑설런스(Cup of Excellence)의 코디네이터이며 커피 경력 13년차의 전문가다. 

살라자르 매니저는 “1846년 대규모 커피 재배가 시작된 엘살바도르에서 커피는 현재 농업GDP의 6%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수출품”이라며 “아파네카 일라마테펙(Apaneca Ilamatepec)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다크 초콜릿과 오렌지, 계피, 사탕수수 등의 향미가 나고, 알로테펙 메타판(Alotepec Metapán)의 커피는 파파야, 복숭아, 꿀 등이 연상되며, 테카파-치나메카(Tecapa-Chinameca)의 커피는 레드와인과 정향(Clove), 패션 프루츠(Fashion Fruits) 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산지에 따라 향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엘살바도르 커피는 국제적으로 뛰어난 품질로 주목받고 있는데, 올해(2024) 컵 오브 엑설런스에서 처음으로 10개 커피가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자랑했다. 

마리오 에스코바르(Mario Escobar) 엘살바도르커피연구소(Instituto Salvadoreño del Café) 로스트 마스터(Roast Master)가 파카마라 로스팅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리오 에스코바르(Mario Escobar) ISC 로스트 마스터(Roast Master)는 파카마라를 로스팅할 때 주의할 점과 로스팅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Q그레이더이며 컵 오브 엑셀런스 심사위원인 그는 “엘살바도르에서는 커피를 수확할 때 100% 수작업으로 하고, 커피를 음식처럼 대할 정도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카마라는 생두 크기가 다른 품종에 비해 크지만 다공질(多孔質)이라 로스팅할 때 낮은 온도에서 시작해 1차 팝핑(Popping)까지 최대한 온도를 낮게 불 조절을 잘 해야 한다”며 “버번이나 게샤(Gesha) 등의 품종보다 온도를 10~15% 정도 낮게 로스팅해야 파카마라의 향미를 제대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코바르 마스터는 “엘살바도르 커피에는 우리의 열정과 헌신, 노력이 담겨 있다”며 “우리는 한 잔의 커피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역사와 맛을 세계에 전하고 있다”며 커피에 대한 찬사를 잊지 않았다. 

이어 품종과 가공법이 다른 8종류의 엘살바도르 커피 테이스팅이 진행됐다. 

먼저 파카마라 워시드(Washed). 견과류(Nutty)와 과일의 아로마가 피어올랐고, 산미는 레몬으로 경쾌했다. 향미에서는 베리(Berry)와 장미, 코코아를 느꼈다.

이어 파카마라 허니(Honey)가 나왔다. 허니 프로세싱은 커피 체리의 껍질과 과육(Pulp)을 제거한 뒤 점액질(Mucilage)을 남겨 두고 건조하기 때문에 콩이 마르면서 꿀처럼 끈적끈적한 감촉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건조 과정에서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아로마는 깊은 단맛(Sweet)이 올라왔고, 산미는 워시드보다 약한 자몽정도로 느껴졌다. 향미는 너티와 메이플 시럽(Maple Syrup).

파카마라 내추럴(Natural)에서는 가장 다양한 향미가 묻어났다. 아로마와 향미에서 너티와 코코아, 허니가 느껴졌고, 허니 프로세스보다 커피 맛이 뛰어났다.

엘살바도르 한 커피 농장의 농부가 빨갛게 잘 익은 커피 체리를 선별하고 있다. 사진=주한 엘살바도르 대사관 

가장 흥미로운 커피는 파카마라 애너로빅&내추럴(Anaerobic & Natural)이었다. 무산소로 발효시킨 파카마라와 내추럴로 건조한 파카마라를 섞은 이 커피의 아로마에서 꽃향(Flora)이 풍겼고, 산미는 오렌지로 혀 안의 침샘을 자극했다. 한 모금 마시자 딸기 사탕을 먹는 듯한 단맛과 함께 장미의 향긋함이 입안에 가득 찼고, 와인을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상큼했다. 

마지막으로 테이스팅한 농장이 다른 2종류의 엘살바도르 게샤 내추럴 또한 파나마 게샤에 견줄 만큼 아로마와 향미가 좋았다. 

로베르또 휘게로아(Roberto A. Figueroa Martínez) 주한 엘살바도르 대사관 경제담당 참사관은 “엘살바도를 커피는 맛과 향이 뛰어나다”며 “커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국에 꼭 파카마라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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