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금융수장들이 잇따라 ‘디지털 달러’ 띄우기에 나서면서 미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확산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는 세계 경제 1~2위간 ‘통화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25일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는 우리에겐 우선순위가 높다”며 “우리는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우 폭넓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디지털 통화를 제대로 발행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재닛 옐런 옐런 장관도 지난 22일 뉴욕타임스와의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달러의 디지털 버전은 미국 내 저소득층의 금융부문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미국이 CBDC 발행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미국은 이미 오랫동안 CBDC를 연구해왔다. 특히 최근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란 비영리 싱크탱크를 운영 중인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미 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에 “디지털 통화 경쟁은 냉전 시기 소련과의 우주전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베이징 등 4개 도시에 유통시키는 등 디지털 위안화의 상용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무역 거래 사용도 확장중이다. 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홍콩과 태국 등과의 무역거래에 디지털 위안을 도입한다. SCMP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로 달러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빠르면 연내에 공식적으로 디지털 위안을 출범할 전망이다.
디지털 달러가 등장하면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의 입지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탈중앙화 방식의 암호화폐는 화폐 통제를 원하는 각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앞서 옐런 장관은 투기성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비트코인이 오히려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중간 기축통화 선점을 위한 디지털화폐 전쟁이 붙고 승부가 날떄까지는 비트코인이 지금의 금처럼 중간 매개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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