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과도한 대출로 집을 사는 이른바 ‘영끌’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0.12% 상승했다. 지난 2019년 12월 셋째주 0.20% 상승 이후 1년 6개월만에 최고치 상승기록이다. 서초구가 지난주까지 3주 연속 0.18% 오르는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졌다.
4·7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매물까지 줄어든 것이영향으로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셋품괴 현상도 요인중 하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2년 동안 지속 상승세다. 기본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대차 2법 시행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 탓이다. 공급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5만522채로 2010년(4만2102채)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아파트 공급 선행지표로 2, 3년 뒤 분양 물량을 의미한다. 앞으로 2~3년 동안 그만큼 민간분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집값은 3040 세대가 이끌고 있다. 지난 1∼4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만69건으로 이중 30대 매입 비율은 7358건(36.6%), 40대는 5340건(26.6%)에 달했다. 정부 규제에도 하염없이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무리한 대출을 끌어서라도 집을 사자는 3040의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0대의 경우 재산축적의 시간이 짧아 빚을 내거나 전세를 끼고 매입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수준으로 돈을 벌고 쓰는 사람이 무려 62년간 돈을 모아야 하는 수준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말 도시 근로자 평균 월간 순소득은 148만652원으로 서울 평균 가격(10억9993만원) 아파트를 사려면 61.9년이 걸리는 것으로 계산됐다.
문제는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예상 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최근 미국 증권사 골드만삭스 역시 한국의 4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따라 시장에선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으로 날아오른 투자시장 타격과 가계부채 부작용을 경고하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본적으로 향후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영끌'에 나섰던 3040의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6개월 만기 국채금리 상승폭이 1.37∼1.54%포인트 수준에 이를 경우 국내 가계대출 이자증가액은 연간 25조원에서 28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부채를 진 가구별로 추가 이자부담이 적게는 220만원, 많게는 25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겠지만 소득 대비 대출 부담이 큰 가구일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경우 시세하락에 금융비용 증가까지 겹칠 수 있어 아파트 매매시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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