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10월 상장을 예고한 상황에서 자사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화재 사고와 그에따른 리콜이 흥행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막대한 충담금 설정에 따른 실적불안감과 핵심인 배터리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투자자들의 물음표가 확산될 가능성 때문이다.
23일 미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GM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쉐보레 볼트 전기차(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팔린 2019∼2022년형 모델이다. 앞서 GM은 지난달에도 2017∼2019년에 생산된 볼트 전기차 6만9000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결정했다. 대상 차량은 총 14만여대에 이른다.
리콜의 원인은 차량 화재사고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이다.
GM의 지난달 리콜 결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총 3256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추가 리콜에 따른 충담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GM이 LG로부터 이 배상비용을 받아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ESS 화재, 지난해 현대차 코나 EV 리콜 등에 따른 충담금 설정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코나 리콜의 경우 6500억∼7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를 열심히 팔았지만 충담금으로 까먹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 LG화학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만6000원(-11.8%)원 급락한 79만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LG전자도 -4.10% 하락중이다. 현재 코스피가 1.5%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두 회사 주가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0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충당금 설정과 그에 따른 실적 변화가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주사 할인 등이 이미 이슈가 된 상황에서 향후 배상비율 등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로 양사의 관계에 변화가 나타날 지도 주목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GM이 쉐보레 볼트 전기차를 추가 리콜하기로 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협력관계가 전례 없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리콜로 추산되는 10억달러(약 1조1752억원)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쟁점이라면서 전도유망해 보이던 양사간 전기차 분야의 장기 협력관계가 위태롭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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