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호실적을 올리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호실적을 발판으로 배당을 강화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금융주가 연말 증시를 이끌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금융의 3분기 누적 지배주주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9조733억원) 대비 34.6% 증가한 12조211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대금융의 연간 순익인 10조8143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자수익이 3조원 가까이 늘어나고, 비이자수익도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그룹별로는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2979억원으로 전분기(1조2043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3분기 누적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7722억원으로 전년동기(2조8779억원) 대비 31.1%(8943억원) 증가했다. 역대최대 실적이다. KB금융은 "안정적인 순이자이익 및 순수수료이익 증가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 대손충당금 환입 등 주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도 견조한 이익 증가세를 유지했다"며 "핵심 비즈니스 강화를 통한 수익창출 기반 확대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2조9502억원) 대비 20.7% 늘어난 3조559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순이익은 1조1157억원으로 전분기(1조1251억원)보다 10.9%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6조66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2% 늘었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실적발표회에서 "상반기 자본시장부문 자회사의 이익 약진이 두드러졌다면, 3분기에는 선별적 자산 성장으로 은행부문의 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며 "은행과 비은행부문 모두 확고한 이익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7.4%(5771억원)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6815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따른 비은행 부문의 지속적 성장과 안정적인 비용 관리에 힘입은 결과라는 것이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비은행부문인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도 각각 3분기 누적 4095억원과 199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실적호조에 기여했다.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9941억원, 수수료이익 1조8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2조1983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순이익은 7786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62.13% 급증했다. 지주 전환 이후 지속된 수익기반 확대 전략과 건전성 및 비용 관리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결과라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자산건전성도 양호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0.31%, 연체율 0.24%를 기록했으며, 우량자산비율과 NPL커버리지비율은 각각 89.2%, 177.5%로 나타났다.
주가도 뛰고 있다. KB금융 주가는 지난달 5만원 초반에서 27일 종가 기준 5만8400원으로 오르면서 6만원대 주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신한지주 주가 역시 같은기간 3만7000원대에서 3만9000원대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만4000원대에서 4만7000원대로 올랐다. 특히 우리금융은 1만원대에서 1만3000원대로 주가가 뛰어오르면서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 지분 10%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18개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전망도 좋다. 11월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 금리인상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그 수혜가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왔던 충당금 적립 부담이 대폭 줄어든 것도 긍정적이다. 실제 4대금융의 3분기 누적 충당금은 1조7630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897억원 대비 42.9% 급감했다.
배당주 매력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분기배당을 결정했으며, 앞으로도 분기 배당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역시 분기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이자 수익에 영향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금융지주의 견조한 이익 창출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이후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배당 매력까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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