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딛고 증시 강반등 나설까

글로벌 증시, 암호화폐 러시아 침공 하루만에 반등 나서
낙폭과대 반발매수에 미국 긴축 강도 완화 기대감 커져
2022-02-25 12:15:23
글로벌 증시가 러시아 침공 사태 하루만에 반등을 시도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러시아 침공 사태 하루만에 반등을 시도하면서 증시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그동안 증시를 짓눌런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경기 타격이 심화될 경우 연준이 그 시기를 잠시 늦추거나 올리더라도 인상폭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5일 오전 11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7.55포인트(+1.03%) 오른 2,676.35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전날 2.60% 급락해 2,700선을 내줬던 지수가 하루만에 반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1200억원을 순매도 한 가운데 기관이 11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일 뉴욕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한 채 시작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 상승세로 반전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26%, 1.50%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7% 급등했다. 국제 유가도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해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및 아시아 증시 폭락 충격으로 장 초반 급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미국의 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지 않았으며 추가 전면전, 무력 충돌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위험 선호 심리를 회복시키면서 급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등의 포괄적 제재 방안을 발표했지만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꼽히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조치는 하지 않았다.

비트코인도 반등했다. 러시아 침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4300만원 이하로 밀렸던 비트코인은 현재 47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만약 향후 미국이 러시아 제재에 스위프트 규제까지 추가한다면 국경없이 송금이 가능한 비트코인이나 리플 등 암호화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글로벌 경제 타격이 우려되면서 미국 연준의 긴축기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시장 반응 및 전망'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사태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크림반도를 병합했던 2014년은 이미 테이퍼링 기대가 반영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국면이었지만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연준의 긴축정책 본격화가 임박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이에따라 연준이 경제 타격을 최소화기 위해 금리인상 시기를 좀 더 늦추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처를 취할 가능성이 주목되는 것이다. 전일 미국에서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 강세가 두드러진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분석이다. 

물가불안으로 3연속 금리인상 가능성이 주목되던 한국은행은 이미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3.1%로 상향 조정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변수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당분간 관망세가 유리한 모습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리스크 관련 뉴스 흐름에 의존해 시장이 일희일비하고 일시적으로 러시아 리스크가 지수 전망 하단을 넘어설 정도의 수급적·심리적 단기 급락(언더 슈팅)을 자극할 것"이라며 내달 코스피 밴드를 2600∼2800을 제시했다. 그는 "장기전·전면전의 현실화와 이후 글로벌 경기 후퇴로 연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시장의 심리적 과민 반응이 추세로 될 개연성은 낮다"며 "중장기적 시각으로는 시장 재진입 및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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