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제안했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최근 공식 출범했다. IPEF는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이 주도하며 반중(反中)경제블록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참가국은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등 13개국이다. 이들 나라의 GDP(국내총생산)를 합치면 전 세계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실질적으로 거대한 경제블록이 탄생한 것이다.
애초 중국과 지정학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한 인도의 합류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동참을 이끌어냈다. 자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포함될 경우 중국을 자극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던 대만은 IPEF에서 빠졌다.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해외 직접 투자는 2020년에 총 9690억 달러 이상으로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무역은 300만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에서 거의 9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직접 투자의 원천이 되고 있다
IPEF는 디지털상거래를 포함해 무역, 공급망 강화, 인프라·클린에너지, 세금·반부패 등 새로운 룰을 요구하는 경제 문제를 다루게 된다. WTO(세계무역기구)나 FTA(자유무역협정)와 같은 전통적인 관세동맹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협력 분야는 미국과 기술 협력이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관계가 안보·경제 동맹에서 기술동맹으로 격상되길 바라고 있다. 기술동맹은 미국이 핵심 중의 핵심 동맹국에만 주는 지위다. 반도체 외에 원자력과 우주항공 등 우리나라가 미국과 기술 협력에 나설 분야는 다양하다.
하지만 IPEF 승선이 실질적으로 국가적 이익임을 증명하는 일이 윤석열 정부의 숙제다. IPEF 참여는 윤석열 정부의 브랜드인 ‘포괄적 전략 동맹’의 첫걸음이자 한미동맹 강화라는 상징적 효과가 있지만 반중 전선의 성격도 띠고 있기 때문이다.
IPEF 가입은 무역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기회인 동시에 모험이다. 윤석열 정부는 IPEF 출범이 포괄적 전략 동맹의 첫걸음인 동시에 한국이 경제적 실익을 챙길 시작점임을 유념해야 한다.
김보수 ㈜FTA아카데미 부사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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