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무역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에 심각한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9.4% 증가한 607억달러, 수입은 21.8% 늘어난 653억7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25억1000만달러)부터 4개월 연속 적자이자 그 폭도 전달(-25억75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150억2500만달러에 달하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작년 6월 이후 14개월 연속 수출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특히 지난달 수입액은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영향으로 월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월별 수입액은 올해 3월부터 5개월 연속 600억달러대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작년 동월(97억1000만달러) 대비 87억9000만달러 많은 185억달러로 집계됐다.
우리 산업 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 수입도 작년보다 25.0%나 증가했고 밀(+29.1%)과 옥수수(+47.6%) 등 농산물 수입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처럼 무역적자 추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는 2008년(-132억7000만달러) 이후 14년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정부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독일·프랑스 등에서도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은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역대 7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작년보다 14.1% 증가하며 역대 7월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6월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9.4%에 그치면서 수출 증가세도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대중(對中)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15대 주요 수출 품목별로 살펴보면 7개는 수출이 늘고 8개는 줄었다. 석유제품과 자동차, 이차전지 수출액은 역대 1위,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7월 중 1위를 각각 차지하면서 전체 수출 호조를 견인했다. 그중 반도체 수출액은 112억1000만달러로 작년보다 2.1% 증가했지만 작년과 올해 줄곧 두 자릿수를 유지했던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반면 컴퓨터(-27.3%), 석유화학(-1.7%), 디스플레이(-2.7%), 바이오헬스(-12.1%), 가전(-18.7%)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은 모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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