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자회사 설립 앞두고 소통 나섰지만…지역사회는 ‘글쎄’

“각개격파 접근 아닌 공론화 통해 상생협력 방안 제시해야”
“기존 협력사 납품회사 현황과 구체적인 규모 파악이 먼저”
장봉현 기자 2023-05-15 17:29:28
포스코가 정비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전남 광양지역 반발 여론이 거세다. 15일 광양시청 인근 도로에 게시된 포스코 규탄 현수막. 사진=장봉현 기자
포스코가 정비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전남 광양지역 반발 여론이 거세다. 15일 광양시청 인근 도로에 게시된 포스코 규탄 현수막. 사진=장봉현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정비 자회사 출범을 앞두고 소상공인단체와 일일이 개별접촉하며 상생협력 방안을 설명하는 등 소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비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의 지역 내 불안감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포스코가 토론회 등을 거쳐 공개적으로 상생협력 약속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광양시 등에 따르면 광양제철소는 지난달 26일부터 지역 소상공인단체와 잇따라 개별 간담회를 갖고 상생 노력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각 정비 협력사들의 상세 거래내용을 파악해 납품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거래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설명회는 광양시와 시의회, 지역 사회단체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각개격파’ 전략으로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후 체계적인 정비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비 자회사를 설립에 나섰다. 6월 1일 출범을 목표로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 각각 기계 정비 자회사 2곳과 전기 정비 자회사 1곳 등 6개의 정비 자회사를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지역 대상 업체는 건우, 에어릭스, 에프엠씨, 케이원테크, 코렘, 혁성실업, 메인테크, 씨엠테크, 원창, 티엠씨, 피엠에스, 남양이엔에스, 유니테크, 이엠테크, 중앙전력  모두 15개회사다. 포스코는 해당 협력사에 자산을 넘기고 법인 해산을 요구한 상태다. 

지역 업체들은 그동안 각 협력사에 납품하던 물품들을 포스코 통합구매로 변경되면 납품 중단 또는 더욱 더 어려워지는게 아니냐고 예상하고 있다. 자회사 설립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점도 여러 우려를 낳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대형화를 통한 정비기술력 축적, 무재해 제철소 구현, 포스코 그룹에 걸맞는 근로조건과 근무환경 제공으로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설명회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광양제철소가 내놓은 상생 안이 내용 없는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포스코가 광양지역 납품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거래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까지 업체 현황과 납품 규모 등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생협력을 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광양제철소가 정비 자회사 출범에 따른 장점만을 부각하고 홍보에만 열 올릴 뿐 과연 피해규모 축소와 상생협력을 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자회사 설립에 따른 지역 내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포스코가 폭넓은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투명하게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생산적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지난 11일 포항에서 열린 ‘지역 소상공인 및 납품업체의 보호를 위한 포스코 정비자회사 설립 관련 간담회’에서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면 포스코가 피해 대책방안에 대해 공식 발표하고 반드시 제도화·문서화해야 한다”는 촉구 목소리도 지역사회가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데 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양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역 내 단체들을 개별 접촉하는 것은 절대적 을의 입장에 있는 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일방적 입장만 전달하면서 각개격파에 나선 것으로, 이는 ‘사탕 발림식’ 제안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회사에 합류하는 직원들의 연봉 등 구체적인 내용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포스코의 진정성 있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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