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환상의 콤비 ‘우리금융 손태승-예보 위성백’?

사회공헌은 물론 비판여론 거센 이슈에서도 '찰떡궁합'
2021-03-29 16:11:48
지난달 2일 우리금융과 예금보험공사가 ?서울 중구 중림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쌀, 떡국떡 등이 담긴 '우리행복상자'를<br>전달하고 있다. 기념촬영 중인 손태승(오른쪽)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위성백(왼쪽) 예금보험공사 사장.
손태승(오른쪽)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위성백(왼쪽)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지난 2월 2일 서울 중구 중림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쌀과 떡국떡 등이 담긴 '우리행복상자'를 전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과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 위성백 사장의 '끈끈한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두 사람은 ‘공적자금 회수’라는 과업은 물론 사회공헌에서 적극 보조를 맞추며 ‘환상의 콤비’로 호평받았지만 사회적 비판이 거센 이슈에서도 변함없는 관계를 지속하면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26일 우리금융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기존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재선임됐다. 앞서 국민연금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감시소홀’을 이유로, 세계 의결권 자문사 ISS가 손 회장 경영 미견제 이유로 이들의 재선임에 반대했지만 결국 원안대로 통과된 것이다. 이날 오전부터 시민단체들이 손 회장의 경영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며 이들의 연임안 철회를 요구했지만 이 마저도 소용은 없었다.

안건 통과에 예보가 큰 힘이 됐다. 2대주주 국민연금에 이어 최대주주인 예보까지 사외이사 재선임에 적극 반대했다면 비판여론에 아랑곳없는 '손 회장의 독주'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예보는 지난해 DLF 중징계에도 소송으로 연임에 나선 손 회장에 찬성했다가 국감에서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예보가 이번 만큼은 금융소비자 편에서 우리금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결론은 다르게 나왔다. 이번 주총으로 손 회장과 위 사장의 '끈끈한 관계'만 다시 한번 도드라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예보는 2016년 우리은행 민영화 당시 은행장 선임 과정 등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경영개입이나 경영 독립성 훼손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봐야한다. 무엇보다 예보의 지분은 IMF때 투입된 국민 혈세다. 제값을 받기 위해서라도 예보는 우리금융의 경영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는데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야한다. 그게 아니라면 예보는 지난해 손 회장 연임안에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말았어야 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