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계 완성차 3인방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판매 감소로 가중된 경영난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노조 갈등까지 겹쳤다. 특히 올해 실적 반전을 위한 신차 출시도 더딜 것으로 보여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량은 12만5964대로 전년동기(14만290대) 대비 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 2004년 이후 17년만에 최소치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동기(1만9988대)에 비해 34.3% 감소한 1만3129대를 기록했다. 부분변경한 QM6, XM3 등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 판매량 감소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생산라인 근무도 주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지난해 임단협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파업까지 반복되고 있다. 직영사업소 축소, 순환휴업자 복직 등에서 노사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GM의 1분기 내수 판매량은 1만7353대로 전년동기(1만944대) 대비 8.9% 감소했다. 반도체 수급 문제로 부평1, 2공장이 모두 가동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생산량도 감소했다. 한국GM은 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생산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한국GM도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노조는 월 기본급 9만9000원, 부평공장 신차 및 전기차 배정 등 요구를 하고 있지만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사정이 가장 나쁘다. 법정관리 졸업 10년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1분기에 코란도(2212대)와 렉스턴 스포츠(4391대)가 각각 42.5%, 37.2% 감소하는 등 전체 차종의 판매가 감소했다. 최근 픽업트럭인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하면서 반등을 노렸지만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와 반도체 수급난이 겹치면서 공장가동중단이 반복됐다. 이에따라 1분기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28.8% 감소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완성차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소비자를 사로잡을 신차와 미래차가 해법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GM과 르노삼성차의 올해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한국GM이 올해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CUV), 볼트 EUV 등을 수입해 출시할 계획이지만 대량판매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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