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사회의 출발을 알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의 생존경쟁이 배달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애초 택배와 배달앱에서 불붙었던 배달 속도 경쟁은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통신업계 등으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새벽배송이나 당일 배송을 넘어 1시간 내 배송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8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주문액은 1조3100억원으로 오프라인 음식점 매출액(1조2900억원)을 돌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배달 수요가 폭증한 탓이다.
이는 속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단건 배달’(배달 한 번에 한 집만 배달)로 승부했던 배달앱들은 이제 퀵커머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퀵커머스는 지역별 소규모 물류센터에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구비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30분 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각각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와 '요마트'를 내놓자 3위 쿠팡이츠도 어플리케이션에 '마트' 항목을 신설하고, 쿠팡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유통업계의 배달 경쟁도 뜨겁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2일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인 '우딜-주문하기'를 통해 '49분 번개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GS수퍼마켓 상품을 판매하는 '우동(우리동네)마트' 카테고리에서 구매하면 GS수퍼마켓 인근 지역에 한해 49분내 배달한다. GS리테일은 그동안 GS수퍼마켓을 통해 '1시간 배송' 서비스를 했는데 이 시간을 10여분 단축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화장품 즉시 배송서비스인 '오늘드림 빠름배송'의 평균 배송 시간을 올해 상반기 45분으로 단축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 2018년 12월 이 서비스를 개시하고 배송 속도를 지속 줄여왔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11월 잠실점에서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뒤 올해 초 서비스 지역을 서울 강북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현재 23개 점포에서 오후 4~8시에 앱으로 주문하면 1시간 안에 배송한다.
스마트폰도 배달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을 비대면으로 개통하고 당일 배송, 1시간 배송 등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기기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고객이 주문을 하면 AI(인공지능)가 고객과 가장 가까운 인근 SKT매장을 연결해 해당 매장 직원이 바로 고객을 찾아간다. KT도 '1분 주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내놨다.
이처럼 배달이 더욱 빨라지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편리해지고 기업들도 매출신장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배달원의 안전사고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배달종사자 산재보험금 신청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신청건수는 2275건으로 2018년(618건)의 3.7배로 늘었다. 현재 배달기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 계약기간, 분쟁 해결 절차를 포함한 표준계약서 도입을 뼈대로 하는 플랫폼종사자보호법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이 라이더에 대한 처우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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