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경영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태양광과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선도해온 환화솔루션이 김동관 사장이 직접 영입한 인재들과 젊은피가 대거 핵심보직으로 올라서면서 그의 친정체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경영능력 입증에 대한 문제로 해결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6일자로 케미칼 부문 김재형 전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부사장 3명, 전무 10명, 상무 26명 등 총 39명의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달여 빠른 인사로 한화 계열사 정기 인사 중 첫 번째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젊은 인재들의 발탁과 김 사장 친정체제의 강화로 분석된다. 먼저 케미칼 부문의 김재형 부사장과 정훈택 수소기술연구센터장, 그리고 큐셀 부문의 임재환 한국사업부 GES부문장 등 부사장 승진자 3명은 모두 김 사장이 직접 영입한 외부 인재이다. 특히 이들은 모두 김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다. 김재형 부사장의 경우 지난해 1월 한화솔루션 촉매기술연구센터장으로 합류했으며, 수소 추출에 필요한 촉매 기술 관련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정훈택 부사장도 올해 2월 입사한 물 전기분해의 전문가다. 임재환 부사장 역시 국내 발전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김 사장이 최근 영토 확장을 시도중인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과 연관이 깊다.
젊은 인재도 대거 발탁됐다. 대표적으로 전략 부문의 조용우(42) 상무는 올해 3월 부장으로 승진한 뒤 7개월 만에 임원으로 발탁됐다. 김 사장이 1983년생으로 아직 젊은 나이인 만큼 중기적으로 김 사장과 보조를 맞출 인사들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를 김 사장의 친정체제 강화로 보는 시각도 많다. 김 사장이 이끌어온 한화솔루션의 올해 임원 승진 인사 규모가 지난해 보다 30% 가량 늘어났다는 점도 이같은 위상 변화를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아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독일 큐셀을 인수하는 등 사업 역량 확대에 팔을 걷었다. 그 결과 한화는 현재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 세계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김 사장은 이같은 태양광 성공 노하우를 발판으로 그린수소 생산, 공급 등 수소 생태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는 최근 글로벌 수소가스터빈 분야 선도업체인 미국 PSM과 네덜란드의 토마센 에너지를 인수해 LNG 가스터빈을 수소 가스터빈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일각에선 그의 부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 취임 40년을 맞이한 상황에서 김 사장을 필두로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세간 사업영역도 장남 김 사장이 에너지·방산·우주 등 주력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전무가 금융, 그리고 3남인 김동선 상무가 호텔·레저를 맡는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재계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이 경영능력 부실과 그에따른 시행착오였다"며 "한화의 경우 김 사장의 사업 성과가 또렷한 상황에서 형제가 사업 구도도 명확하게 분리되고 있어 무난한 세대교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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