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면전 가능성이 낮은 만큼 그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상황이 진정되고 방향성이 나올 때까지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친러시아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자국군 진입을 명령하자 서방국가들이 대러 제재에 나서면서 국제사회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특수은행인 PSB 및 42개 자회사를 제재대상에 올렸다.
충격파는 고스란히 증시과 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다. 이날 반등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코스피는 한 때 2700선을 이탈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를 키웠다. 비트코인 역시 400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채권과 금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7만299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20년 9월 18일의 7만3100원 이후 1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이어질 전망으로 당분간 지정학적 위험 고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면서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이 가동될 가능성이 낮고, 러시아가 조용한 전쟁으로 초기 상황을 주도하려고 의도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인지, 단기전일지 장기전일지 등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 팀장은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돌출됐다는 점”이라며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40% 중 3분의 1이 우크라이나의 파이프라인을 통과하고 있고, 유럽지역의 천연가스 재고가 높지 않은 만큼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향후 사태의 전개 양상과 인플레이션 영향 등에 대한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보증권은 "3월 주식시장은 대내외 불안에 의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3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를 2600∼2800으로 제시했다.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정책 불확실성과 펀더멘털 모멘텀 약화를 충분히 반영할 정도로 가격 조정이 진행됐으나 변동성 축소 후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변동성 장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추가 악재가 더해졌다"며 "향후 전망이 무의미해지고 있어 시장이 진정되고 방향성이 나올 때까지 현금 비중을 높이고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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