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화려한 부활'에 관심이 쏠린다. 한때 경영비리로 쇠고랑을 찼던 이 회장은 현재는 국내외를 오가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는 '글로벌 경영자'로서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그 성과를 인정받아 재계 '연봉킹'에도 올라섰다. 또한 그는 아들을 마약사건 집행유예기간중에도 빠르게 업무에 복귀시키고 불과 1년여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시키면서 ‘기업대물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과 수년전 생기없는 얼굴로 휠체어에 의지해 '생명이 위독하다'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던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지차다. 과거 경영비리범에서 CJ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 면모를 완벽하게 회복한 셈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재현 회장은 CJ(90억7300만원), CJ제일제당(83억9200만원), CJENM(43억9600만원) 등 계열사에서 총 218억6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년 123억7900만원 대비 76% 가량 급증했다.
이 회장이 재계 총수중 연봉 1위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따라 경영진 대부분의 성과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그만큼 이 회장의 경영 성과가 컸다는 이야기다. 이는 이 회장이 심각한 건강 문제를 딛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1600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조세포탈,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아 재상고했다. 하지만 이내 재상고를 포기하고 8.15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 회장의 실제 구속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 회장이 2013년 8월 구속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반복했다. 당시 그가 휠체어나 병원 침대에서 온전치 못한 상태로 재판정을 드나드는 장면이 각종 보도에서 수시로 등장했다. 그는 2015년 그의 부친의 영결식과 2016년 장남의 결혼식에도 건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이후 믿기 힘들 정도로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불과 특사 1년만에 경영에 복귀했으며, 일본, 미국 등 해외 출장을 수시로 오가며 글로벌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지난 2021년엔 인재육성, 4대 성장엔진 투자 등을 골자로 한 그룹 ‘2023 중기 비전'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승계문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그룹은 CJ올리브영의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올리면서 몸값 산정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최근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도 주류사업까지 벌이면서 실적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상장은 이 회장의 자녀들에게 지배력 확대의 화수분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CJ올리브네트웍스와 올리브영이 쪼개지고 붙여지는 과정에선 각종 논란이 야기된 바 있다.
마약 사건으로 경영 자질론이 대두된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의 위상회복도 빠르게 이뤄졌다. 이 리더는 지난 2019년 9월 액상 대마 흡연과 국내 밀반입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풀려났다. 하지만 이 리더는 불과 1년여 만에 현업에 복직하고 또다시 1년여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문제는 그가 여전히 집행유예중이라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이 특사 이후 CJ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의 위상을 완벽히 회복한 셈이다.
이 같은 이 회장의 부활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근육과 신경이 점차 소실되는 유전병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그의 강력한 글로벌 경영의지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그가 한 때 혼자 앉기도 힘들어 보였다는 점에서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놀랍다는 일각의 반응도 있다
다만 그가 여전히 법적 책임에서 벗어난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비판여론이 거세다. 이에대해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라는 쓴소리가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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