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에도 주가가 뒷걸음질을 치면서 삼성전자 투자자들이 한숨이다. 끝없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에 개인들이 '사자'로 맞서고는 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갤럭시S22 GOS 악재에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0만 전자'를 외치던 증권사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8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대비 보합인 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들어 가장 낮은 가격이자 삼성전자의 52주 최저가를 이틀 연속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도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7조원과 14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3%, 17.8% 증가했다. 분기 사상 최초의 매출 70조원 돌파다.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8년(15조6400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가 수급에 악재가 됐다. 올해 1분기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168억원 가량, 기관은 5조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7일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950억원, 167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분기에 5조9954억원을 사들였으며, 전날에도 559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 정책의 본격화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22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의무화 논란이 외국인과 기관 투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GOS는 게임 등 특정 앱을 실행할 경우 강제로 성능이 저하시키는 기능으로 이를 우회하거나 삭제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GOS 의무화 조치를 나중에 철회했으나 소비자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하반기 정보기술(IT)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 목표가를 종전 9만4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연초 이후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거시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이 지속될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목표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내렸다.
반면 주가에 반영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스마트폰이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는 것은 자체 부품 조달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며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으려 유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대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파운드리 매출액은 작년 오스틴 공장 중단의 기저 효과로 시장 평균 대비 초과 성장이 예상된다"며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7나노미터 이하 선단공정에서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적 불안감이 커질 수 있으나 이런 우려는 TSMC와의 과도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할인을 통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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