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와 포스코는 지난 7일 부유체 구조물 인증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로부터 순수 국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 ‘K-부유체(K-Floater)’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인증서 수여식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진행됐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바다 지면에 고정하는 고정식 해상풍력과 달리 풍력발전기를 바다 위에 부표처럼 뛰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풍력발전기를 안전하게 바다에 띄우는 부유체가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부유식은 고정식에 비해 바람이 훨씬 강한 먼 바다에 설치가 가능해 전기 생산 효율이 높고, 입지제약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개발된 K-부유체는 10MW급 반잠수 부유식 모델이다. 기상통계상 50년에 한번 꼴로 발생하는 초속 약 40m/s 태풍을 버틸 수 있으며, 2m/s 조류, 10m 높이 파도 등과 같은 극한의 바다환경에서도 구조적·기능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이 같은 안정성은 자체개발 부유체를 이미 보유한 유럽 등 해외 선진사와 동일한 수준의 기술성숙도(TRL5)라는 평가다. 부유력을 증가시키고 국내 환경에서 운송과 설치가 용이하도록 기둥형으로 디자인했으며, 운동성능과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중량 최적화를 목표로 설계했다는 것이 SK에코플랜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K-부유체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라이선스 비용을 해외에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설계 라이선스 비용만으로도 많게는 개당 수억원을 설계사에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부유체 원천기술 독자 개발을 통해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설계 라이선스를 역수출해 추가 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자회사 SK오션플랜트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SK오션플랜트가 경남 고성에 조성 중인 신규 해상풍력 구조물 생산 공장에서 K-부유체를 양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160만m2 규모 신규 공장이 준공되면 연 약 65만톤 수준 생산능력을 갖게 돼 기존 고정식 하부구조물부터 부유체까지 해상풍력 발전에 필요한 대량의 주요 자재들을 국내에서 직접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와 포스코 양사는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의 높은 성장성 전망 하에 우리나라 고유 부유체 생산을 목표로 협력해왔다. 지난 2021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에 박차를 가해왔으며 지난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에서 부유체 모형 수조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선급(KR)으로부터 개념설계에 대한 승인(AIP)도 획득했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은 2030년까지 18.9GW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1] 업계에 따르면 10MW급 부유식 해상풍력에 들어가는 부유체 단가는 90억원 내외다.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 보급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부유체 시장만 최대 약 17조원 수준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136MW 규모의 동남해안해상풍력 등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K-부유체 우선 적용을 고려 중이다. 또한,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쉘(Shell), 에퀴노르 등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들이 추진중인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2.5GW 규모 해상풍력 사업개발부터 핵심구조물 자체제작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발전, 나아가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SOEC(고체산화물 수전해기) 역량까지 갖췄다”며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을 모두 갖춘 업계 리더로서 그린수소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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