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내부 동요가 심상치 않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이 회사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명목으로 두둑한 자사주를 챙기면서 "비상경영은 직원만의 몫이냐"는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비리혐의로 최 회장을 향한 여론이 곱지 않은 터에 이처럼 내부 민심 마저 등을 돌리면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물음표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기업 포스코가 총수와 가신(家臣) 몇 사람이 기업의 막대한 이익을 독식하는 구 시대 재벌가의 모습을 닮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원진에게 스톡그랜트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최 회장에게 자사주 1812주를 지급했다. 지난 7일 포스코홀딩스 종가 36만9500원 기준 6억6953만4000원 규모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도 755주를 받았다. 총 평가금액은 3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538주),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538주), 정기섭 전략기획총괄(410주), 천성래 철강팀장(410주), 양원준 커뮤니케이션팀장(404주) 등도 평가액 1억원 이상의 두둑한 자사주를 챙겼다. 이중 2차 전지 소재 부문 등 미래먹거리 사업 임원들 보다 커뮤니케이션부문이나 최 회장을 보좌하는 임원들이 더많은 주식을 받았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포스코 블라인드 앱에서 드러난 내부 민심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포스코 블라인드앱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욕도 아깝다”며 “비상경영 선포하고 자사주 받아가네. 직원들 OT(연장근로로 추정)제한까지 하달하면서 자기들은 이런식으로 해먹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직원들 간식값은 줄이고 임원들 월급은 올렸네"며 "하는일 없이 생산성 떨어지는 임원들이나 줄여야한다"고 비난했다. 또 "윗OOO들이 썩었으니 아랫OOO가 비리가 있어도 회사가 썩어도 가만 있는거 아니냐"며 "그러면서 무슨 윤리경영 계속 따져 묻느냐"는 성토의 글도 올라왔다.
전반적으로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일부 글에선 'ㅊㅈㅇ' 라는 초성이 '부적절한 컨텐츠'로 글쓰기가 제한을 당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조8501억원과 3조5605억원으로 둘다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비상경영 고통분담을 강조하더니 임원들은 '돈잔치'를 벌이는게 말이 되느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 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총 28억9300만원을 받았다. 2021년 대비 58.17%나 늘어난 금액으로 상여금만 18억82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자사주까지 더해진 것이다.
노조는 강력 비판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지회는 지난 7일 강남 포스코 사옥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비상경영을 선포하고도 잇속만 챙기는 경영진 때문에 포스코의 미래가 암담하다”며 “포스코 미래를 위해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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