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재구성하라"

정치권·시민단체 “15명 9명이 역사 왜곡 앞장선 극우 인사”
장봉현 기자 2024-01-02 16:48:40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는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민간단원들이 극우·보수 성향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지적이다.  여수시의회는 2일 여순사건 최초 발발지인 여수 신월동에서 전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재구성과 진상규명조사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사진=여수시의회 제공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는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민간단원들이 극우·보수 성향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편향적’이라며 재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 여수시의회는 2일 여순사건 최초 발발지인 여수 신월동에서 전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재구성과 진상규명조사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12일 발표된 정부의 기획단 위촉직 대부분은 여순사건의 역사‧시대적 인과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이며 뉴라이트 활동 등 극우‧보수적 이념을 가지고 대중들에게 공공연히 역사 왜곡에 앞장선 인사들로 채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순사건법의 최종 결과물이자 국가의 공식 입장 기록인 진상조사보고서의 내용과 구성을 작성하는 기획단원의 정치적 성향과 역사 인식은 보고서의 서술 방향과 내용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수시의회는 작성기획단을 여순사건법이 규정하고 국민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객관성 있는 인물들로 즉시 재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진상규명 조사 기간 연장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기획단 구성이 1년여 늦어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진상조사보고서 작성 마감일을 1년 연장함과 동시에, 조사인력 확충과 예산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서 작성을 위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의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진상보고서 계획 단계에서부터 보고서에 담을 내용과 목차와 구성 작성 등 주요 사항 결정, 진상규명의 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는 오는 10월 조사만료를 앞두고 특별법 제정 2년 만인 지난달 12일 기획단을 구성해 발표했다.

학계 단원은 허만호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단장)와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사회과학처장이 위촉됐다. 이들은 뉴라이트 계열 인사,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 주도, 박근혜 정부 국정 역사교과서 지지자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다.

전문가 단원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양영조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형석 (재)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 남정옥 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으로 구성돼 여순사건 유족과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유족과 시민단체, 정치권은 15명의 단원 중 당연직 5명과 유족대표 1명을 제외한 위촉직 단원 대부분이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역사 왜곡에 앞장선 극우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여순사건순천유족회, 순천YMCA 등 순천 시민사회단체 10곳은 공동성명을 내고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주도할 기획단이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인사들로 채워졌다”며 “이념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는 단원들을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사들로 재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전남도당도 최근 성명을 내고 “편향된 이념의 인사들로 구성된 기획단이 이념 갈등 속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인 여순사건에 대해 제대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재선정을 요구했다.

국회 서동용 의원을 비롯한 전남지역 10명의 국회의원도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들로 기획단 단원들을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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