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고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쿠팡의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사 역시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승자는 없고 경쟁만 치열해지는 '치킨 게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흑자전환이 쿠팡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그 앞날이 쿠팡이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결과로 나타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식이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쿠팡 주식의 시초가는 공모가에서 81.4%나 상승한 63.50달러였다. 종가 기준 시총은 한화로 약 100조4000억원에 달한다.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는 2019년 우버 이후 뉴욕증시 최대 규모다. 쿠팡은 상품 주문부터 배송까지 일괄처리하고 있으며. 24시간 배달서비스인 ‘로켓배송’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확보된 자금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쿠팡은 상장 신청서류에서 조달 자금으로 향후 물류센터 건립 등 인프라와 신규 고용, 신사업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이 실제 성과를 어느정도 낼지는 미지수다. 쿠팡의 경쟁상대가 네이버 등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고 이마트와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쿠팡이 그만큼 더 힘든 싸움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쿠팡이 공격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여전히 시장 대세로 떠오르지 못한 것도 이런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않다.
'적자속 규모의 경제'를 계속 밀고 나갈지도 관심사다. 쿠팡의 누적적자는 약 4조6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폭은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상장 이후에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김범석 회장의 경영평가의 잣대로 작용할 수 있다. '만년적자'의 회사를 용인할 투자자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사는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동시에 책임을 져야할 일도 많다"며 "앞으로 쿠팡은 흑자전환은 물론 근로자 노동 조건 등 다양한 이슈에서 지금까지 와는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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