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내수 점유율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대차는 임금단체협상에서도 무난한 결과를 도출하면서 반도체 대란 이후 추가 생산차질 우려를 씻어낸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실적 감소에 노사 갈등까지 지속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29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단협 합의안 조인식을 한다. 앞서 노사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에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 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무상주), 직원사기진작 및 건전한 여가활동 지원 10만 포인트 등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며, 노조는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56.36%의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이에따라 현대차 노사는 3년 연속으로 무분규 임단협 합의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상반기 반도체 부족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을 만회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평가도 후하다. 김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고임금 강성노조 리스크가 이제는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이번 노사 합의와 타결이 보여줬다"며 "악재가 하나씩 걷히고 있다. 노조의 구조적 변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대차 이외 자동차회사들은 표정이 좋지 않다.
같은 그룹소속인 기아 노조는 지난 20일 8차 본교섭에서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기아 노조는 당초 2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오토랜드 광명'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다음달 10일로 연기했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본급 3만원 인상과 일시·격려금 450만원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노렸던 한국지엠도 타결에 실패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지만 51.15% 반대율로 안건이 부결됐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사 문제에서도 현대차와 다른 기업의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현대차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올해 반도체난으로 생산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추가 피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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