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 2014년에 이어 또다시 내부에서 터진 비리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를 맞았다. 횡령 혐의 자금은 무려 자기자본 91%에 달한다. 허술한 내부 감시망으로 애먼 주식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사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횡령 추정 액수는 1880억원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원의 91.81%에 달하는 규모다. 해당 직원은 지난해 10월 이후 반도체 소재업체 동진쎄미켐 주식을 1000억원 넘게 사고 판 '슈퍼개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31일 사건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한 관계자는 "자금관리 직원이 잔액 증명서를 위조로 저지른 단독 범행이라 회사에서 (빠르게) 인지를 못했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를 하고 있으며 횡령 자금이 회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알리고,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상황에 따라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기준 2조386억원으로 코스닥 상장사 중 23위다.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현재 각 포탈 오스템임플란트 종목 게시판에는 투자자들의 성난 글들이 속속 달리고 있다. '2000억은 너무 쎼다' '대표는 정말 몰랐나' 는 등 상식적으로 자기자본의 90%에 달하는 자금이 횡령됐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그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때까지 경영진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비판 등이 나오고 있다. 또한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글들도 잇따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에도 비슷한 사고로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당시 최규옥 회장 등은 지난 2008년부터 판촉용으로 제공했던 중고 임플란트용 치과의료기기 5대를 색만 다시 칠해 새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아 4억5000여만원의 이득을 취하고,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회삿돈 97억원 가량을 국외법인에 부당 지원하고, 치과의사 60여명의 해외여행 경비 명목으로 5회에 걸쳐 3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19년엔 세금 탈루 혐의로 400억원 가량을 추징받았다가 불복을 통해 272억 환급받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