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이벤트 경품이 스타벅스 커피 등 대기업 제품에 너무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이벤트 참가자들의 선호도나 사용 편리성을 고려한 조치라지만 코로나 사태로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생존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배려심 없는 지나치게 안일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고 골목상권이 한숨을 고를 수 있을 때까지 만이라도 경품체계를 온누리 상품권이나 지역 화폐 100% 지급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빅터뉴스가 2월 한 달한 정부?공공기관의 국민 참여 캠페인, 이벤트 등을 조사한 결과, 경품 목록에 가장 많이 포함된 것은 스타벅스 커피 쿠폰이었다.
구체적으로 정부 정책포털인 정책브리핑은 오는 20일까지 올해부터 달라지는 복지제도를 주제로 정책퀴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추첨을 통해 BHC치킨(2명), 문화상품권(10명), GS25 상품권(15명),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쿠폰(20명)을 지급한다. 정책기획위원회도 유튜브 영상 시청후 댓글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30명)를 제공한다.
국토교통부는 ‘타짜의 아귀, 고니, 정마담이 다시 뭉친 이유는?’ 영상 친구 공유 이벤트를 통해 갤럭시 버즈 프로(2명), 스타벅스 아메리카노(30명)를 증정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22일까지 페이스북을 팔로우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100명)을 지급한다. 여성가족부도 20일까지 퀴즈 이벤트를 통해 93명을 추첨해 마트, 베이커리, 커피 쿠폰을 제공하고, 특허청은 28일까지 글자판 키워드 댓글 이벤트로 스타벅스 커피(20명)를, 국회예산정책처는 재정퀴즈 이벤트를 통해 스타벅스 커피 등 모바일 커피 쿠폰을 제공한다.
한국전력도 오는 28일까지 블로그 이웃추가시 스타벅스 쿠폰(200명), 한국중부발전은 매주 퀴즈 이벤트를 통해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10명), 에코미 봉제인형세트(10명)를, 금융결제원도 퀴즈 이벤트로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30명)를 제공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웹진 소비자시대 OX퀴즈 이벤트로 30명을 추첨해 신세계 상품권과 스타벅스 쿠폰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수출용어 능력고사 이벤트를 통해 스타벅스 쿠폰을 제공한다. 교통안전공단은 오는 20일까지 미로 탈출 이벤트로 담요(10개)와 스타벅스 쿠폰(20개)을 지급한다.
심지어는 지역 축제 홍보 이벤트에서도 스타벅스 쿠폰이 등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서산 해미읍성 축제 OX 퀴즈 이벤트’ 경품으로 애플와치7(2명), 네스프레소 버츄어플러스(3명), BHC치킨(30명), 스타벅스 아미리카노(500명)를 제공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사용이 간편한 제품을 경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온라인 이벤트나 캠페인의 성패는 단기간에 얼마나 주목받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품 구매 자금이 세금이라는 점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골목상권이 다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상황에서 이들 기관들의 배려가 너무 부족한 것”이라며 “특히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이 직영점인데다가 지난해 매출이 2조원을 넘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타벅스(SCK컴퍼니)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조원, 영업이익 2390억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23.7%, 45.6% 급증했다, 매장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639개로 전년말 대비 131개 증가했다. 그 덕분에 최대주주인 이마트(지분 67.5%)와 미국 스타벅스가 가져갈 배당과 로열티도 더욱 두둑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엔 커피 가격도 올렸다.
코로나와 고강도 방역대책으로 하루 버티기는 것 자체가 힘든 동네 커피점의 오늘과 극명한 대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혈세를 들여 행사 경품으로 스타벅스 쿠폰을 뿌릴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전통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내야한다는 지적이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코로나로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데 한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국민 세금이 이런식으로 사용되선 안된다"며 "지역 소상공인을 도울 수 있도록 지역 화폐로 지급하거나 온누리 상품권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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