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원자재값 급등에 비명…'납품단가 연동제' 탄력받나

정부 하반기 연동제 시범운영 예고에 정치권도 공감대 확산
중소기업들 "연동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처벌 규정 마련해야"
2022-05-20 13:46:40
치솟는 원자재값에도 납품단가를 올리지 못해 파산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의 급증하면서 '납품단가 연동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중소기업 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납품단가 제값받기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치솟는 원자재값에도 납품단가를 올리지 못해 파산위기에 놓인 중소기업들의 급증하면서 '납품단가 연동제'를 촉구하는 중소기업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시범운영을 예고하고 정치권에서도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연동제 도입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적용 범위에 민간 대기업들이 포함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달시장 뿐만 아니라 민간 시장에서 연동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법적 강제력을 추가해야한다는 것이 중소기업들의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64.6%가 현재 공공조달 납품가격이 부적정하다고 응답했다. 원가비용 상승에도 공공조달 납품가격은 대부분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에 비해 지난해 재료비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91.0%였고 평균상승률은 25.7%로 나타났으나, 조사대상 기업의 77.9%는 작년 공공조달 납품가격이 2020년에 비해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 차부품업체의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가뜩이나 납품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원가부담 마저 정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지만 납품단가는 그대로"라며 "원청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법이나 제도로 이런 상황이 풀리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 이후 수익성 중심의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는 국내 완성차 대기업들과 납품업체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을 때 납품대금을 의무적으로 조정토록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연동 활용 지수와 대상 원자재 종류, 지급 방법 등 연동 조건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태료 부과 등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간의 경우 갑을 관계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상 법적 강제력 없이 단순 권고 수준으로는 제도 정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단 정부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하반기 중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 운영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과 기업의 수용성이 높은 연동제 도입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납품단가 연동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보급하고 조정협의제도를 개편해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제값을 받는 관행이 확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지속 추진해왔던 더불어민주당에선 김경만 의원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대금의 조정 방법을 약정서에 기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발의헸다. 미이행시 과태료 부과 내용이 포함됐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 작성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하도급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기업 중심의 원청업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최종 결론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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