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1위 '갑질'인가, 고지 선점 '기싸움'인가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과 이커머스업체 쿠팡이 납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마진율 요구 거부 때문"이라고 밝히자 쿠팡은 "약속 불이행 문제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협상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기싸움아냐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계약 물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이 할 말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CJ제일제당의 햇반 등 일부제품의 발주를 중단했다. 아직까지는 상품들이 정상적으로 팔리고 있지만 향후 양측간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쿠팡 소비자들의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에 햇반과 만두 등 1000여가지에 달하는 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내년 계약 협상과정에서 상품 마진율 합의가 잘 되지 않으면서 쿠팡이 발주를 중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을 거부하자 쿠팡이 발주 중단으로 대응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터무니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쿠팡의 한 관계자는 “발주 중단의 원인은 CJ제일제당의 약속 불이행”이라고 못박으면서 “CJ제일제당의 요구에 공급가도 수차례 올려줬지만 그동안 계약 물량을 제대로 납품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CJ에서 납품받은 햇반 물량은 발주 물량의 50~60%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물량이 들어오지 않으면 유통사는 다른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비용 등 손해를 감당해야한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CJ제일제당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측은 "발주량을 못맞춘 것은 맞지만 쿠팡에 의도적으로 모자라거나 안준 것이 아니다"라면서 "올해 햇반 발주량이 폭주해서 생산이 못따라갔고 쿠팡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유통채널의 발주량을 맞추지 못했다. 쿠팡 납품율은 다른 곳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해명했다. 

쿠팡 측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에게는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햇반과 관련한 협상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누리꾼 반응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빅터뉴스가 11월 30일부터 12월 1일 오전 7시까지 'CJ제일제당, 쿠팡, 햇반'을 키워드로 관련기사를 집계한 결과 포털 네이버와 다음를 기준으로 기사는 모두 28개, 댓글은759개, 반응은 511개로 집계됐다. 반응별로는 다음의 '화나요'가 259개(50.68%) 가장 많았고 네이버의 '쏠쏠정보(65개, 12.72%)가 그 뒤를 이었다. 집계 기사에 달린 누리꾼 댓글 역시 두 기업 편으로 팽팽하게 양분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