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7연속 금리 인상에 나섰다.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물가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50%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8월 26일 금리인상(0.25%포인트)에 나선지 7연속 금리인상이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는 1년전 대비 5.0% 상승했다. 상승률이 같은 해 7월(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2022년 12월 3.8%)으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이창용 총재는 신년사에서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미간 금리격차도 배경이 됐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는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다.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한은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1.00%포인트로 좁혀졌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시장에선 경기 침체 부담 때문에 추가 인상 없이 4분기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여전히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에 이르는 데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큰 만큼 한은 역시 2월이나 4월에 3.75%까지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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