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대출금리도 내려갈까

금리인상 행진 멎쳤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
2023-02-23 14:47:05
한국은행이 약 1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약 1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인상 행진이 멈추긴했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 종결은 아니다'라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수출이 꺽이는 등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일단 숨을 고르면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풀인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동결 배경을 설명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부터는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패스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대로 가면 굳이 금리를 올려 긴축적으로 갈 필요가 없다"며 이에대한 확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부진한 경기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심지어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이 총재는 "이번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은 당분간 기준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향후 미국의 인상기조가 지속될 경우 해외 자금 유출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전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거의 대부분 참가자들이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명기됐다.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속에 대출금리를 내린 은행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영향도 주목된다. 하지만 미국이 예상대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대출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시장금리가 따라오를 가능성이 있어 추가 금리인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한편,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중 부진한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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