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의 커피노트

<신진호의 커피노트> 가면 무도회로 초대한 코나 엑스트라 팬시 게샤

<신진호의 커피노트> 가면 무도회로 초대한 코나 엑스트라 팬시 게샤

저 사실 좀 도도해요! 왜냐고요? 게샤(Gesha)니까요. 커피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저를 보고 깜짝 놀라죠. 누구나 마셔보고 싶어 하지만 너무 귀하고 가격이 어마 무시해 아무나 마실 수 없는, 그런 최상급 커피죠.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핫(Hot) 게 저예요. 그러니까 커피 애호가들은 저를 만날 때 단순히 ‘마신다’가 아닌 ‘맨발로 영접(迎接)한다’고까지 해
신진호 기자 2023-04-29 15:25:26
<신진호의 커피노트> 이화(李花) 흩날리는 배밭으로 이끈 하와이 코나 SL34

<신진호의 커피노트> 이화(李花) 흩날리는 배밭으로 이끈 하와이 코나 SL34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SL34예요. 사는 곳은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지만 종가(宗家)는 케냐에 있어요. 저희 할아버지는 영국이 식민지 시절 세운 스콧연구소(Scott Agricultural Laborates)에서 1930년대에 태어나셨어요. 스콧연구소는 현재 케냐 국립농업연구소(National Agricultural Laboratories)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할아버지가 태어날 당시에는 가뭄과 커피 녹병 등 병충해로 커피 산업
신진호 기자 2023-04-24 14:02:18
<신진호의 커피노트> 하와이 신혼여행지를 떠올린 코나 프라임

<신진호의 커피노트> 하와이 신혼여행지를 떠올린 코나 프라임

세계에서 코나(Kona)만큼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 하는 커피는 없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 국제커피기구(ICO)의 생산량 통계로도 잘 잡히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코나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연간 500t 정도인데, 이는 2021/22 커피 연도의 세계 커피 총생산량 1003만200t의 0.0498%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코나 코피의 존재감은 하늘을 찌른다. 마크 트웨인이 사랑한 커피로도 유명한 코
신진호 기자 2023-04-15 19:30:10
<신진호의 커피노트> 베토벤은 왜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를 마셨을까?

<신진호의 커피노트> 베토벤은 왜 원두 60알을 세어 커피를 마셨을까?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커피를 끔찍이도 사랑했다. 그는 항상 작품을 쓰기 전 모닝커피용으로 타거나 벌레 먹지 않은 깨끗한 원두 60알을 손수 세어서 추출했다. 손님이 와서 커피를 대접할 때도 그는 1인분용으로 60알씩을 세었다. 그래서 커피에서 60은 ‘베토벤 넘버(Number)’라고 불린다. 원두 60알은 핸드드립할 때 1인분 커피를 내릴 수 있는 10g정도가 된
신진호 기자 2023-03-23 20:47:08
<신진호의 커피노트> 한층 더 깊은 사유를 선사하는 에티오피아 콩가

<신진호의 커피노트> 한층 더 깊은 사유를 선사하는 에티오피아 콩가

커피 테이스터의 최대의 적(敵)은 선입견이다. 커피를 마실 때 ‘어느 지역 무슨 커피는 이런 맛일 거야’라고 판단하는 순간 생각이 고정틀에 묶이면서 사유(思惟)를 방해한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게데오 콩가 워시드(Ethiopia Yirgacheffe G1 Gedeo, Konga Amederaro W)가 그런 경우다. 보통 예가체프의 커피 빈(Bean)은 다른 지역의 것보다 작으면서 산미가 있다. 콩가를 마시기 전
신진호 기자 2023-02-21 20:16:03
<신진호의 커피노트> 자두 맛 일품인 케냐 오타야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자두 맛 일품인 케냐 오타야 내추럴

케냐는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커피 역사는 200여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케냐 커피는 1893년 선교사들이 마다가스카르에서 동쪽으로 950㎞ 떨어진 부르봉섬(Bourbon Island·현 레위니옹섬 LaRéunion)에서 버본(Bourbon)종을 가져와 심으면서 시작됐고, 영국 식민지 시대 백인 정착민에 의해 농장 설립이 붐을 이뤘다. 그중 한명이 덴마크의 카
신진호 기자 2023-02-03 11:00:44
<신진호의 커피노트> 초콜릿·체리 향미 일품인 카메룬 블루마운틴

<신진호의 커피노트> 초콜릿·체리 향미 일품인 카메룬 블루마운틴

커피의 고향 카메룬, 그곳에서 커피는 희망이면서 절망이다. 2700만년전 치자나무(꼭두서니과)에서 갈라져 나온 ‘커피나무 시조(始祖)’는 1400만년전 카메룬 일대에서 군락지를 형성했다. 200만년전까지 활발한 지각운동으로 아프리카 동쪽에 ‘동아프리카 지구대(East Africa Rift Valley)’가 형성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 커피나무'는 아프리카 중부와 서부쪽으
신진호 기자 2023-01-11 19:06:16
<신진호의 커피노트> 레드 와인이 연상되는 케냐 팅강가(Tinganga)

<신진호의 커피노트> 레드 와인이 연상되는 케냐 팅강가(Tinganga)

커피 로스팅은 수학이다. 그렇다고 ‘수포자’를 양산하는 고차원 수학은 아니다. 로스팅은 커피 볶는 기계에 생두를 넣고 적정한 온도와 시간을 맞추는 함수(Function)다. 적정 온도를 찾지 못하고 길게 로스팅하면 신맛과 단맛이 사라지면서 쓴맛만 강하게 나타나고, 반대로 로스팅 시간이 짧으면 단맛보다는 산미(Acidity)가 강하게 표현된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시나몬(Cina
신진호 기자 2022-12-05 08:27:27
<신진호의 커피노트> 겨울철 군고구마가 연상되는 몬순 말라바

<신진호의 커피노트> 겨울철 군고구마가 연상되는 몬순 말라바

이번에 테이스팅하는 커피는 인도의 찬드라기리(Chandragiri)와 인도 몬순 말라바(Monsoon Malabar),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Indonesia Sumatra Mandheling)이다. 세 커피는 고향인 예멘을 자의가 아닌 타의(他意)로 떠나 이역만리에서 꽃을 피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7세기 인도의 이슬람 학자인 바바 부단(Baba Budan)이 메카를 순례하고 예멘에 들리기 전 까지, 커피는 오직 예멘만
신진호 기자 2022-11-08 13:31:50
<신진호의 커피노트> ‘정숙한 여인’ 콜롬비아 게이샤

<신진호의 커피노트> ‘정숙한 여인’ 콜롬비아 게이샤

참 어려운 문제다. 콜롬비아 게이샤(Geisha)와 멕시코 가르니카(Garnica)를 두고 테이스팅을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둘 다 좋은 커피인데 이것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게다가 가르니카는 내추럴(Natural)과 무산소 발효(Anerobic Fermentation)도 구분해야 한다. 그러니 테이스팅을 하는 3일간 가슴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불편했고 부담감도 심했다.
신진호 기자 2022-10-18 15:42:41
<신진호의 커피노트> 여운이 깊은 가르니카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여운이 깊은 가르니카 내추럴

구매한 상품을 개봉하는 언박싱(Unboxing)은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더욱이 해외에서 들어온 상품이라면 설렘이 배가(倍加)된다. 이번에 언박싱한 커피는 멕시코 베라크루즈(Veracuruz) 파티마(Fatima) 농장에서 유기농으로 생산한 가르니카 내추럴(Garnica Natural). 국내에 소개된 적이 거의 없는 만큼 비행기로 특별히(?) 모셨다. 파티마 농장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에 원두를 수출
신진호 기자 2022-09-30 19:25:18
<신진호의 커피노트> 격이 다른 콜롬비아 라루이사 게이샤

<신진호의 커피노트> 격이 다른 콜롬비아 라루이사 게이샤

낭중지추(囊中之錐). 게이샤(Geisha) 커피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뛰어난 사람은 어디 가든 돋보이듯이 게이샤는 다른 커피와 섞여 있어도 뛰어난 향미(Flavor)가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두각을 나타낸다. 이번 미션은 3종류의 커피를 테이스팅하면서 게이샤를 찾는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1 커피 테이스팅에 들어갔다. 다크 초콜릿(Dark Chocolate)이 입안으로 퍼지면서
신진호 기자 2022-08-29 13:29:14
<신진호의 커피노트> ⑦다크 초콜릿 맛이 풍부한 파푸아 뉴기니 고고무

<신진호의 커피노트> ⑦다크 초콜릿 맛이 풍부한 파푸아 뉴기니 고고무

커피 생두를 로스팅을 하는 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해콩(New Crop)이냐 묵은 콩이냐에 따라 다르고, 커피 생두의 밀도 등에 따라 로스팅 조건이 달라진다. 이번에 로스팅과 테이스팅을 하면서 만난 파푸아 뉴기니 고고무(Papua New Guinea Gogomu Washed, 이하 PNG)가 이런 경우다. 첫 번째 로스팅을 마쳤을 때 매우 당혹스러웠다. 보통 ‘제네 카페’ 로스터를 이용해 로스팅을
신진호 기자 2022-08-01 15:02:27
<신진호의 커피노트> ⑥새콤달콤한 예가체프 코케 허니 내추럴G1

<신진호의 커피노트> ⑥새콤달콤한 예가체프 코케 허니 내추럴G1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은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커피의 원산지와 가공방식(Prpcessing)을 알고 로스팅을 한 뒤 테이스팅(tasting)을 하는 것은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에 블라인드(blind) 테이스팅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한 가지 경계해야할 점은 선입견. ‘이 커피는 이러니 이런 맛이 날거야’라는 마음이 들면 커피가 가진 본질의 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으
신진호 기자 2022-07-11 13:00:21
<신진호의 커피노트> ⑤보석 같은 에티오피아 구지 담비 에어룸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⑤보석 같은 에티오피아 구지 담비 에어룸 내추럴

커피 테이스팅은 즐거움도 주지만 고통을 수반하기도 한다. 산미(Acidity)가 풍부하면서 단맛(Sweetness)도 좋은 커피라면 표현할 것이 너무도 많아진다. 한마디로 입 안에서 폭죽이 터지면서 ‘말의 폭죽’도 터진다. ‘내가 이처럼 표현력이 풍부했었나’라고 놀라게 된다. 하지만 다양한 향미 중에 상대적으로 한 가지 맛이 강한 커피를 여러 개 테이스팅한다면 갑자기
신진호 기자 2022-06-20 20:59:28
<신진호의 커피노트> ④같은 커피도 로스팅에 따라 향미가 다르다

<신진호의 커피노트> ④같은 커피도 로스팅에 따라 향미가 다르다

‘왜 커피에서 짠맛이 느껴질까?’ 지난 26일 세 가지 커피를 가지고 테이스팅을 했지만 모두 짠맛(Salty)을 느껴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 먼저 #3 커피를 분쇄해 핸드드립으로 물을 부었을 때 Fruits(과일향)와 향신료(Spices), 굽는(Roasted) 아로마를 느꼈다. 테이스팅을 하니 짜고(Salty) 자몽(Grapefruit)과 꿀맛(Honey)이 났다. 허브맛(Herb-Like)도 강했다. #2와 #1 커피에서도 잇달아 짠맛
신진호 기자 2022-05-30 10:19:50
<신진호의 커피노트> ③ 4월의 농익은 딸기가 떠오르는 에티오피아 하루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③ 4월의 농익은 딸기가 떠오르는 에티오피아 하루 내추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된 지 3주가 넘었지만 극도의 피로감과 무력감, 인후통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미각과 후각도 평소의 70~80%밖에 복구가 안 돼 평양냉면을 먹어도 육수의 깊은 맛보다는 물과 육수가 따로 노는 듯한 맛을 느낄 뿐이다. 그래도 커피를 너무 좋아하기에, 3가지 커피를 가지고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테이스팅을 진행했다. 1번 커피
신진호 기자 2022-04-12 17:23:34
<신진호의 커피노트> ② 레드와인의 세계로 이끈 케냐 기차싸이니

<신진호의 커피노트> ② 레드와인의 세계로 이끈 케냐 기차싸이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격리에서 벗어난 지 만 하루 만에 커피 테이스팅을 하면서 걱정이 앞섰다. ‘미각과 후각이 80%이상 상실됐는데 테이스팅이 제대로 될까?’라는 의구심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각과 후각 상실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커피 로스팅 냄새도, 맵고 강한 냄새가 퍼지는 신라면을 끓였을 때도 무슨 냄새가 나는지도 몰랐다. 냄새는 음식을 가까
신진호 기자 2022-03-21 23:18:05
<신진호의 커피노트> ① 장미정원 문을 열어준 파나마 게이샤 에스메랄다 내추럴

<신진호의 커피노트> ① 장미정원 문을 열어준 파나마 게이샤 에스메랄다 내추럴

커피를 마실 때마다 달고 시고 쓴 맛으로 대표되는 커피의 향미(Flavor)를 어떻게 세밀하게 표현할까 고민이 됐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즐거움이지만 이를 어떤 맛인지 정확한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 테이스팅(Tasting)에 참여해 봤다.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금천구 서부샛길 커피비평가협회(CCA) 트레이닝센터에 기자를 포함해 7명이 모였다. 몇몇은 이
신진호 기자 2022-03-10 0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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